"사실상 알박기"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에 공터로 있는 대한항공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결정안은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은 이날 대한항공이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에 공터로 있는 대한항공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결정안은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은 이날 대한항공이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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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서 내놓은 자구안 중 '마지막 퍼즐'인 송현동 부지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양 측의 중재에 착수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 추진에 대해 "사실상 위법성 짙은 알박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가 구체적 시설계획이나 예산 마련 없이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우선 지정해 확보하려고 한다"면서 "민간의 매각을 방해하는 행위 일체를 중단 해 달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지난 25일 권익위에 제출한 상태다.

대한항공이 재차 반발에 나선 것은 서울시가 권익위의 1차 관계자 출석회의 이후에도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 지정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이같은 움직임이 국토계획법 시행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 시행령엔 도시·군 계획시설은 집행능력을 고려해 적정수준으로 결정해야 하며, 시행 가능성을 고려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돼 있다. 서울시가 구체적인 계획이나 재원조달에 없이 부지 선점에 나섰단 지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담당 공무원은 부지를 묶어놓은 이후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으며 어떤 시설을 설치할 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아울러 시에선 내년 말이나 2022년 초에나 대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데, 이는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이 송현동 부지 선점을 위한 무리한 입안 강행이란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송현동 부지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번 건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의 마지막 퍼즐인 까닭이다. 대한항공은 앞서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냉각이 심화하자 자본확충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중 유상증자(1조1270억원),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 매각(9906억원) 등 큰 줄기는 마무리 된 상태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제주도에 위치한 관사(약 300억원) 등 소규모 자산 매각 및 인건비 절감 등 비용절감안도 지속 추진해왔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자구안 중 남은 퍼즐은 송현동 부지와 인천 중구 소재 ㈜왕산레저개발 지분 정도다. ㈜왕산레저개발의 장부상 가치가 160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송현동 부지 매각 성사에 자구안 완성 여부가 달린 셈이다. 약 3만6632㎡ 규모인 송현동 부지의 시장가치는 5000~6000억원으로 추정, 서울시가 거론하는 가격(약 4200억원)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중했던 만큼 알짜배기인 기내식기판사업까지 팔았지만 언젠가는 되찾아와야 할 부문"이라면서 "이외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고려 할 때, 대한항공으로선 중장기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송현동 부지매각이 절실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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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 측은 오는 9월1일 열리는 권익위의 2차 관계자 출석회의에서 다시 만나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기업의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에 대한 문화공원 지정 강행을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며 "연내 다른 민간 매수의향자에게 매각하는 과정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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