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GSOMIA, 韓 "언제든 종료" VS 日 "안정적 운용 중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종료 유예…불안정한 상황 이어져
사실상 협정 유지, 팽팽한 입장차…표면적 연장통보 시한인 24일 진전 없이 넘겨
일각에선 '일제 강제징용 기업 현금화 따른 日추가 보복 여부가 분기점' 관측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한국 정부가 종료를 추진했다가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명분으로 유예되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표류하고 있다. 일본이 GSOMIA의 안정적 운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가운데 한국이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 지난해 11월 이후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취지로 체결됐던 GSOMIA가 지난해 11월 종료 직전 유예된 이후 9개월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 협정에 따른 1년 자동 연장 통보 시한인 지난 24일 한국 정부가 특별한 언급 없이 흘려 보내면서다. 지난 2016년 11월 23일 체결된 GSOMIA는 종료 90일 전에 연장 여부를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24일 당일 한국 정부에 견제구를 던졌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GSOMIA는 한일 간 안전보장 분야의 협력과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면서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에 입각하면 안정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남북 긴장관계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한국에 이득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특이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언제든 종료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인철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GSOMIA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과거에 설명했던 입장 그대로다"라고 답변했다. 9개월째 유지되고 있는 유예 상황을 앞으로로 지속, 협정을 불안정한 상태로 끌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외교부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 서면자료에서 GSOMIA와 관련해 "종료 통보 효력의 재가동(reactivate) 여부를 신중 검토하겠다"면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지난해 11월22일 종료 통보 효력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일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양국 간 경색국면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원칙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면서도 보복성 조치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불안정한 상황은 당분간 기약 없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를 언급하면서 "국가 간 신뢰가 없다는 측면에서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했고 그 상황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는 협정이 사실상 유효하다"면서 "한·미·일 안보공조체제 측에서 미국 측 입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을 위한 일본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 절차가 본격화 된 가운데 일본 정부의 추가 보복 조치가 나올 경우 GSOMIA 종료 문제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수출규제에 이어 2차 보복조치에 나설 경우 외교적 명분을 쌓아 협정을 종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강제징용 가해자인 일본 제철은 한국 법원의 압류명령결정 효력이 발생한 것에 대응해 즉시항고를 한 상황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해당 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에 나설 경우 "모든 선택지를 놓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현지 언론은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 시키는 방안을 포함해 한국인 비자 면제 중단 및 강화, 금융제재 등 일본 정부의 보복성 조치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