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醫 합의문 마련했지만…전공의 반대로 의사파업 강행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부가 26일부터 사흘간 집단휴진(파업)에 돌입한 의료계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정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마련했으나 막판 전공의들의 반대에 부딪혀 단체행동을 막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한의사협회와 합의를 이뤄 쟁점 정책 추진과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동의한 적도 있었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의 투쟁 결정에 따라 입장을 번복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4일 국무총리-의협 간담회 이후 진행된 복지부장관과 의협간 협의 내용 등을 자세히 공개했다. 양측은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대화에서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신설 추진을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한다. 협의 기간 중에는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가 문제를 제기하는 4대 정책의 발전적 방안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안을 마련했다.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한 정부 입장이 기존의 '정책 유보'에서 '정책 중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그러나 전공의협의회가 이를 거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는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의사로,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불린다. 젊은 의사들이 주축인 전공의협회의는 전날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합의문에 담긴 내용이 의대정원 확대를 사실상 보류만 하고 추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판단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는 정부의 중재안을 모두 거부하고 정책을 철회하거나 원점 재검토하고 의사단체의 동의를 받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만을 고집했다"며 "결국 합의된 내용을 번복하는 등 진정성과 책임성 있는 협의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을 고수하는 결과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정부의 4대 의료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등과 총 6차례 실무면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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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는 "치열한 실무협상의 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해 준 보건복지부의 진정성을 알고 있다"면서 "4개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진정성을 보여줬더면 이런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계의 단체행동은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함"이라며 "오랜 시간 동안 꼬일대로 꼬인 관계를 신뢰와 존중의 관계로 발전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달라. 의료계는 언제든 정부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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