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프리랜서 계약자, 근로자 아냐"…민사소송 권유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보기술(IT) 개발자인 A씨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업무를 시작했다. A씨는 회사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했고 한 달에 한 번 월차를 쓸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는 A씨에게 더는 업무를 할 게 없다며 그만두라고 했으며,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냈지만 근로감독관은 A씨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진행하라고 했다. 다른 정규직 개발자들과 똑같이 일했지만, 프리랜서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B씨는 3개월 인턴 후 정직원 전환 조건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3개월 후 회사는 B씨를 개인사업자로 놓고 프리랜서로 고용했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고, 4대 보험도 들어주지 않았다. 야근수당도 받지 못했다.
노무사와 변호사 등 노동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A씨와 B씨처럼 일명 '위장 프리랜서'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를 17일 공개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위장 프리랜서는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회사의 지휘 통제를 받고, 통상적인 업무를 하고, 연차휴가나 퇴직금 등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일하고 있었다.
노동부는 회사와 프리랜서로 계약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을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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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관계자는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근로관계를 계약서보다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보지만 근로감독관의 직무유기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진짜 노동자들이 위장 프리랜서가 돼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근로자성 판단 지침을 새롭게 만들어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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