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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물가 비상]장마쇼크…채소가격 하루새 17%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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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채소류 16.9%·가지 73%·애호박 61%
대형마트 황금연휴 할인품목서도 제외
식당선 쌈채소 실종…무한리필 중단
정부,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 TF 꾸려

장마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장마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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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전국 대형마트가 일제히 농산물 가격을 인상했다. 하룻밤새 평균 16.9%가 급등했다. 일부 채소의 경우 2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식당에서는 쌈 채소가 사라지고 외식 업체들은 음식 가격 인상까지 고려하고 있어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대형마트 쌈채소류 가격이 하루새 평균 16.9% 상승했다. 가지와 애호박은 각각 72.6%, 60.5% 올랐고 깻잎과 상추도 각각 27.5%, 19% 상승했다. 고추와 대파도 25%, 16.8% 급등했다. 지난달부터 농수산물 도매가가 꾸준히 상승해 소매 가격 인상은 예고돼 있었지만 하룻밤만에 상승 폭이 예상 외로 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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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만난 김나영(가명)씨는 "채소 가격이 오른다 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와봤는데 어제와 비교해도 가격이 크게 올라 당황스럽다"며 "지난주와 비슷하게 장을 봤는데 1만~2만원 정도는 더 든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의 요인은 유례없이 길어진 장맛비 탓이다. 지금까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산지 선계약한 물량을 풀어 판매가 상승을 억제해왔다. 도매 산지 발주량도 제어해 도매가 영향을 최소화했다. 때문에 지난 12일까지는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13일부터 소매 시세 변동 폭이 반영된 새 가격표를 적용하며 소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배추, 양상추 등 주요 채소 피해가 심각하다"며 "물통현상 및 비에 약한 엽채류 채소 피해가 큰 데 농가 산지에서 피해 복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석 대목까지 소비자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오는 15~17일 광복절 황금연휴 겸 말복을 앞두고도 대형마트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들은 102일만의 황금연휴를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예고했지만 채소류는 배제됐다. 이마트는 소고기류 20% 할인 및 닭고기, 햇감자, 거봉, 수박 등 과일류 일부와 완구 및 라면 등 공산품 등을 핵심 상품으로 내세웠다. 롯데마트는 수입 랍스터와 LA갈비, 포도, 감귤, 바나나, 통조림, 휴지 등을 주요 할인 품목으로 선정했다.

장마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장마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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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것은 외식업계다. 필수 재료인 채소 가격이 줄인상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 소고기 전문점을 방문한 최명한(가명)씨는 쌈 채소 리필을 요청했다가 식당 측과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식당이 이달 초부터 쌈 채소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고기에 상추를 싸 먹는 겪"이라며 "당분간은 외식도 안 하겠다"고 강변했다. 식당 측 역시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난처한 상황이다. 요리 대부분에 양파를 사용하는 중국 요리점은 양파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며 임시 대응에 나섰다. 양파 20kg 도매가는 지난 12일 기준 평균 2만220원으로 한 달 전(1만4930원)보다 35.4% 뛰었다.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을 위해서는 수요 조절과 피해 농가 복구 지원을 통한 공급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마 피해로 인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를 조절하고, 빠르게 농가의 복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소값 상승은 추석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장바구니 물가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장마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장마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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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농협을 통해 비축 물량과 계약재배 물량 등을 방출해 농축산물 가격 안정에 나섰다. 배추, 무의 경우 수급 상황에 따라 일일 비축물량 최대 100t을 방출할 계획이다. 애호박, 오이, 가지 등도 농협계약 재배 물량을 조기 출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격안정을 위한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농협은 '호우피해 농산물 팔아주기' 특별 할인 판매 실시하고, 대형마트에선 깻잎, 호박 등 주요 엽채류 구매시 20% 할인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주요 채소류 생육 및 수급상황과 산지동향, 가격동향 등을 일일점검하며 긴급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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