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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시장 가뜩이나 불안한데…새 아파트 전세 더 줄 듯

최종수정 2020.08.12 15:05 기사입력 2020.08.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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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민간주택 분상제 주택 의무거주
서울·경기도 일부 새 아파트 전세물량 감소
생업상 이유 있으면 LH에 매도

임대시장 가뜩이나 불안한데…새 아파트 전세 더 줄 듯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정부가 민간 임대차 시장의 실질 공급을 줄이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8ㆍ4 대책을 통해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오히려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의무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새 아파트 공급에 따른 민간 임대시장의 공급을 제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의무거주기간 부과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 2월부터는 수도권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입주 직후 최대 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행령을 통해 2~3년의 의무거주기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3~5년의 의무거주기간을 두고 있는 만큼 그보다는 짧게 하겠다는 취지다.

아파트 전ㆍ월세 완충효과 없어진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서울 18개구 309개동과 경기 3개시(광명ㆍ하남ㆍ과천) 13개동 등 총 322개동이다. 이들 지역에선 준공 후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 전세 물량은 씨가 마를 것으로 보인다. 준공 직후 신혼부부가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새 아파트에 전셋집을 마련하는 사례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거주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기준도 마련했다.


문제는 의무거주 규정이 아파트 준공과 동시에 적용된다는 점이다. 매매로 집을 사면 소유기간 중 임의로 거주기간을 채우면 되는 것과 달리 분양계약자가 준공과 동시에 직접 연속적으로 실거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신규입주 단지가 맡았던 전ㆍ월세 시장의 완충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대단지 새 아파트가 입주하는 과정에서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전ㆍ월세 매물이 쏟아져 나왔지만 의무거주 규정으로 더이상 이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민간 임대차 시장의 공급 위축을 불러올 정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1가구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한 거주 의무요건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여기에 재건축 조합원이 입주권을 받기 위해서는 2년의 실거주 의무를 부여했다. 아파트에 대한 장기 임대주택 등록 제도를 폐지한 것도 시장의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들은 시중의 전세 유통량을 줄여 단기적으로 임대차 시장 불안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63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산 정비창 부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여의도 63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산 정비창 부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민 분양시장 문턱도 더 높아져

의무 거주 규정은 무주택 서민의 분양 문턱을 높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6ㆍ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집값과 관계없이 6개월내 전입하도록 했다. 집값을 모두 현금으로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실수요자들만 집을 사라는 취지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의무거주 요건을 적용하면서 사실상 부족한 분양대금 중 일부를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등으로 충당하는 것도 어려워지게 됐다. 결국 분양시장은 청약 가점이 높은 현금 부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의무거주가 과열된 분양시장에도 큰 도움이 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이 많고 청약가점이 높은 실수요자에게 더욱 유리해지는 만큼 오히려 '그들만의 리그'가 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거주의무기간이 생긴다고 해서 분양시장의 경쟁률이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의 관심이 분양시장으로 이전되면서 매매시장의 가격급등은 상쇄해줄 것 같지만 임대시장에선 새 아파트의 임대료가 오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개정 주택법에 따르면 분양계약자가 생업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의무거주가 불가능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를 사들이게 된다. 매입 가격은 계약자가 납부한 입주금과 1년 만기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 주변 시세도 일부 고려해 정한다. 거주기간을 더 채우고 팔수록 금액을 높게 쳐줄 예정이지만 양도차익은 미미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LH가 매입한 주택은 공공주택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입한 뒤 바로 매도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기 때문에 공공분양주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추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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