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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는 사치죠" 돈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취준생 '울상'

최종수정 2020.08.09 06:00 기사입력 2020.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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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10명 중 4명 이상 "올 여름 휴가계획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까지
전문가 "청년 고통지수 최대치…문제 해결위해 기업 적극적 투자 필요"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학원에서 공부중인 취업준비생들. 사진=아시아경제DB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학원에서 공부중인 취업준비생들.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여름휴가요? 앞으로 먹고 살길이 걱정일 뿐입니다."


대학생 김 모(24) 씨는 "지금 여름휴가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언제 취업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한가하게 쉴 생각을 할 수 없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취업준비생(취준생)은 토익이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취업 시장도 안 좋은데 이 기간에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나서 휴가를 가도 늦지 않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과 취업 준비 등으로 인해 휴가를 포기하는 취준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문이 좁아지자 '취포자'까지 나오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포자'는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을 일컫는 신조어로 구직이 어려운 현실을 말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 10명 중 4명 이상이 올 여름 휴가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3일 대학생 및 취준생 1,06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45.8%가 '올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름휴가 계획이 없는 이유로 △'휴가 비용이 부담스러워서'(45.8%) △'학업 및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32.7%) △'아르바이트 일정 조절이 어려워서(21.4%)' 등을 꼽았다.

경제적인 부담과 함께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취준생들에게 영향을 미친 셈이다.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작년과 비교해 이번 여름휴가에 변화가 있다고 느끼는 이들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여름휴가를 계획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20대 취준생 A 씨는 "코로나19로 생활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나. 매일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이 됐다. 예방 차원에서라도 올여름엔 집에서 공부할 예정"이라며 "나뿐만이 아니다. 주변 친구들도 휴가를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만큼, 학교를 졸업한 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미취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미취업자는 166만 명으로 전년 동월(154만1000명) 대비 7.7%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를 졸업·중퇴한 뒤 입사 시험을 준비 중인 취준생은 80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3명은 목표 기업이나 정규직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빠른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취업준비생 10명 중 3명은 목표 기업이나 정규직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빠른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생 10명 중 3명은 목표 기업이나 정규직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빠른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가 지난달 취준생 1817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취업 준비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목표기업이나 정규직 여부와 관계없이 빠르게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는 응답자가 31.0%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채용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구직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까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그냥 쉬는' 인구가 지난 3월 236만 명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연령계층별 '쉬었음' 인구는 236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8.3% 늘었다. 연령계층별 '쉬었음' 인구 증가폭은 20~29세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0대 실업자는 41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습된 무력감을 성취감으로 바꾸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학습된 무력감을 성취감으로 바꾸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청년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청년 체감 실업률이 27%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은 백수인 셈"이라면서 "대기업의 경우 채용을 안 하고 있고 한다. 하더라도 과거와 완전히 상황이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어서 치열한데 취준생 입장에서는 휴가라는 말을 떠올릴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휴가를 가더라도 용돈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게 다 돈이다. 이 때문에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청년들의 고통지수는 최고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투자를 하고 채용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습된 무력감을 성취감으로 바꾸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 닥쳐 취준생의 경우 굉장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불안감이 생기고,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더 나아가 N포 세대라고 하는 아예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는 청년들도 생겨나는 것"이라며 "무력감을 성취감으로 바뀔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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