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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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중소기업들은 현대판 농노와 같다. 전속 거래를 해서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이익을 나눠주는 시스템을 계속 유지해가는 것 아니냐. 세 끼 끼니는 먹지만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열심히 수레바퀴를 돌리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 구조를 깨뜨려야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위원장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민주당은 경제민주화 혹은 경제정의라는 이름으로 대기업 횡포나 독점적 구조를 깨뜨리고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민주당 강령에도 이런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강령에는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 전략으로 압축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가 고착화되었으며, 정경유착과 도덕적 해이로 1997년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한 신자유주의 사조에 매몰된 성장신화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불공정한 경제구조로 연결되었으며, 사회ㆍ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조정식 의원은 협력이익공유제를 담은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을 지난 6월 발의하기도 했다. 대기업과 협력기업 공동의 노력으로 발생한 대기업의 이익은 사전 약정에 따라 공유하는 것이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 기업의 99%, 근로자의 88%를 차지한다고 해서 소위 '9988'로 불리는 중소기업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한 축"이라며 "그러나 임금 수준과 고용 환경 등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양극화는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 경영 악화, 수익성 급감의 파고는 중소기업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기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방안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민주당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1대 국회 들어 압도적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경제 개혁 법안들을 이참에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정부 안으로 제시됐고 민주당이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려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은 궁극적으로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른바 짬짜미로 불리는 담합에 대한 고발권을 확대함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예방하려는 취지이며, 고질적인 일감 몰아주기, '꼼수 승계', 소액 주주의 경영권 견제 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최근 지지율 하락 상황에서 야당과 재계와의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 개혁 관련 법안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으나, 야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어떻게 속도를 조절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오히려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반시장적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ㆍ전국경제인연합회ㆍ한국중견기업연합회ㆍ한국상장회사협의회ㆍ코스닥협회 등 경제5단체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전반적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가 포함돼 있다"며 "지주회사에 자회사, 손자회사에 대한 의무지분율을 높이면,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지분매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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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 매각으로 이어져 사업 축소 또는 포기의 요인이 되며 결국 주가 하락과 소수 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서는 "경쟁 사업자에 의한 무분별한 고발, 공정위ㆍ검찰의 중복 조사 등으로 적지 않은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법적 대응 능력이 미흡한 중소기업에 이번 개정은 상당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또 상법 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 선출 제도가 도입되면 대주주의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받게 되는데, 이는 보유지분에 의한 다수결에 따라 경영진을 선출하는 제도의 기본원리를 훼손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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