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회장, 차남 손 들어줬지만…조현범 '2심' 여전히 변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회장이 자녀들의 경영권 분쟁에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의 승계를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수그러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의 경우 앞으로 재판이 남아있고, 다른 형제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또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31일 회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재계에서 대표적인 은둔형 경영자로 꼽혀 왔었다. 조 회장도 이번에 발표한 입장문의 시작을 "제가 지난 60여년 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이렇게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매우 생소하고 난감하기까지 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본인의 평소 행보와 달리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최근 자녀들간에 불거진 경영권 분쟁 논란 때문이다.


앞서 조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 23.59% 전량을 차남인 조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기존에 보유한 지분에 아버지의 지분까지 합쳐 조 사장은 42.9%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에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한 후 입장문을 통해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해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했다"며 "객관적 판단을 통해 회장님의 평소 신념이 지켜지고, 가족이나 회사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다"며 반발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이다. 피후견인은 후견인으로부터 재산관리 및 일상생활에 서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면서 조 사장이 아버지의 지지를 등에 업고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다만 변수는 여전하다. 조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은 회사 복귀가 불가능하다. 형량이 그보다 낮아도 법정 구속 등이 나올 경우 경영 활동이 크게 제약된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직을 사임한 이후 2심 재판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형제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관심이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은 조 이사장의 성년후견감독인 신청에 대해 "가족의 일원이자 그룹의 주요주주로서 고민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AD

조 사장이 42.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이지만, 조 부회장의 보유 지분 19.32%와 조 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82%, 국민연금의 보유지분 7.74%을 합치면 37.88%이다. 여기에 소액주주까지 합치면 절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또 조 사장의 재판 형량에 따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국민연금의 입장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