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빼고…노사정, 코로나 극복 합의 "재원·이행 문제 여전"
경사노위, 28일 본위원회 열고 노사정 협약 의결
고용유지 조치 확대…전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
"민주노총 추인 거부, 현장 이행 여부 미지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먼 길을 돌아왔다.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불발된 지 한 달여만이다.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22년만의 사회적 대타협은 끝내 좌초됐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고용 불안을 막을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노사는 고통 분담에 동참하기로 했다.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본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비롯한 11개 안건을 심의ㆍ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1월 경사노위 출범식에 참석한 이후 본위원회에 자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주도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 직속 기구인 경사노위에서 결실을 맺게 된 셈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사정 주체들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가 위기 극복 대책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민주노총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반쪽 합의'에 그쳤다.
합의문에는 ▲고용유지 및 기업살리기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구축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ㆍ의료 인프라 확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중소기업 휴업ㆍ휴직수당의 최대 90%까지 상향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수준 특례기간이 오는 9월 말까지 3개월 연장된다. 여행ㆍ관광ㆍ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60일 연장하고, 추가 업종 지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경영 위기 극복에 노사가 협력하고 고통을 분담하기로 했다. 경영계는 위기 극복과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ㆍ휴업 등 고용 유지 조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경사노위는 이번 노사정 합의를 실천하기 위한 후속조치 논의와 이행점검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6개월간 운영한다.
1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릴 예정됐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이 민주노총의 막판 불참으로 취소됐다. 노사정은 당초 이날 고용유지 강화와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부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합의문 서명 여부에 대해 막판 논의를 했으나 협약식에 불참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사진은 이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제외한 참석자들이 환담하는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 취약계층을 보호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한다.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위해 올해 말까지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험설계사, 대리기사 등 특고 고용보험 가입을 골자로 한 정부 입법안 처리를 적극 추진하고,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단계적 확대하기로 했다.
문제는 재원 조달 방안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취업자 2100만명이 가입하는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는 청년, 경력단절여성, 장기실업자 등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구직수당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실시된다. 2025년까지 전국민 고용보험제도에 3조2000억원,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취약계층 지원에는 7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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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합의 내용이 원론적, 선언적 성격에 그칠 뿐만 아니라 제1노총인 민주노총이 끝내 추인을 거부해 합의 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될지도 불투명하다. 최영기 한림대 교수는 "민주노총이 합의안을 만드는 과정까지 끝까지 참여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의 취지는 상당 부분 소멸됐다"며 "노사 합의안 내용을 경사노위로 가져와 의결한 건 논의를 매듭짓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민주노총에서 합의안 추인이 거부된 만큼 현장에서 노동계가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에 적극 협력하는 등의 합의안 내용이 제대로 이행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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