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또라이'와 '천진하다' 중에 어느 표현이 더 모욕적일까. 대부분은 또라이겠지만 이 사람은 달랐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얘기다.


28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NSC 보좌관은 백악관에서 근무 중 자신이 보고 들은 내용을 기록한 회고록을 홍보하기 위해 연일 언론과 인터뷰 중이다.

스티븐 콜베어(좌)와 졸 볼턴

스티븐 콜베어(좌)와 졸 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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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에 있던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등에 비수를 꽂겠다고 나서자 미국 대표 언론들이 그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대부분의 인터뷰는 볼턴 자신에 대한 내용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뒷담화를 위한 인터뷰나 다름 없었다.

그의 독설에 언론들은 열광했다. 평소 볼턴에 대해 부정적이던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그를 찾았다. 아마도 적의 적은 친구라는 공식이 통한걸까.


그런데 전혀 다른 인터뷰를 시도한 이가 있다. 언론인이 아닌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다. 볼턴은 콜베어가 진행하는 CBS방송의 '레이트쇼'에 출연했다 얼굴을 붉혀야 했다.

희안한 일이다. 볼턴은 레이트 쇼에서 수 차례 희화됐던 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에 대한 비판은 콜베어의 단골메뉴다.


자신에 비판적인 방송에까지 출연하다니. 볼턴은 한번이라도 더 회고록을 홍보하고 싶었던 걸까.


볼턴은 콜베어를 얕잡아 봤다. 그가 누군가. 2006년 백악관 만찬에 초청돼 조지 W. 부시 대통령를 면전에 두고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대통령을 깍아내리는 코미디를 했던 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콜베어는 볼턴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첫 펀치부터 강렬했다. "어떻게 그렇게 낯짝이 두꺼울 수가 있나? 비판에 익숙해졌나?"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의회 증언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책으로 밝히고 인터뷰에 나선데 대한 비판이었다. 볼턴도 지지 않았다. 그는 "(비판에)익숙해지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콜베어도 지지 않았다. "혼란이 있을 것을 알면서 왜 트럼프 정부에 들어갔는가"라고 찌르고 나왔다. 볼턴이 잘 될지 알고 그랬다고 살짝 피해갔다.


이 대목에서 콜베어가 작심한 '독설'이 나왔다. 그는 “당신은 국제 협상가인데 어떻게 천진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볼턴은 더 못참겠다는 듯 "천진하다는 표현으로 나를 모욕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또라이라고 불러도 개의치 않던 볼턴이지만 천진하다는 표현 앞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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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인터뷰의 승자는 결정났다. 북한도 볼턴을 비난한다면 천진하다는 단어를 사용하기 권해본다. 효과 만점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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