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유발승' 주호영, 이제는 돌아와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번 주' 돌아온다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복귀 시기가 다시 오리무중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말 속리산 법주사를 찾아 회동을 갖고, 초선 의원들이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설득할 때만 해도 그가 주중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22일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이 "확실하게 언제 온다고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복귀 가능성이 다시 수그러든 것이다.
주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사의를 밝히고 국회를 비운 지가 벌써 8일째다. 원 구성 협상은 그 이후 한 치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의 보이콧 속에서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상임위가 열렸고 범여권 의원들의 일방적인 목소리가 도출됐다. 법사위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 수사 의혹 진상조사를 두고 여권 인사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국방위에서는 민간 대북전단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합당 의원들이 참석했다면 한 전 총리 문제를 다시 꺼내는 것에 대해 사법 불복으로 견제가 가능했다. 민간 대북전단 통제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반대 의견도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상임위는 한 쪽의 일방적 논리로만 돌아가고 있다. 보이콧을 통해 야당의 존재 의의를 드러내 보이게 된 셈이다. 여당이 독식한 상임위의 위험성을 경고하려 했다는 정도의 의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제 더 이상 국회를 한 쪽의 날개로만 날게 내버려두는 것은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원장 선출과 국회의장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 협치의 원칙을 깬 것이고, 이에 항의하는 주 원내대표의 칩거에도 명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명분이 전부는 아니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에 놓여 있고, 주 원내대표가 국회를 비우고 있었던 지난 18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북한의 군사도발 수위도 연일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둘로 나뉘어 서로의 명분만 주장하고 있다가는 국회의 존재 이유인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르를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라"며 민주당에 최후 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어차피 통합당이 진정으로 18개 상임위를 모두 내줄 생각을 하고 있다면 주 원내대표가 국회로 돌아오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 독식에 따른 여론 악화를 두려워하고 있지만 이 참에 18개를 모두 가져오는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 통합당 쪽에서 내줬기 때문에 가져가는 것 뿐이라는 이유를 앞세운다면 통합당 입장에서 정권을 다시 잡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망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수동적 입장에 놓이는데다, '발목을 잡는다'는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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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주 원내대표가 마음을 바꿔 빨리 국회에 복귀하기 바란다. 민주당 역시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기보다는 원 구성 과정에서 야당이 납득할 수 있는 통 큰 양보를 해야 하고, 협치 관행을 깬 데 대한 사과도 필요하다. 코로나19와 북한의 위협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인 가운데 거대 양당이 극한의 대립을 이어가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연일 폄하하는 발언을 내는 데도 국회가 한 목소리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서민과 청년들을 돕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도 하루바삐 나서야 한다. 여야가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사이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이 어느새 지나가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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