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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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삼성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안정성이 절대적인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일정 한도 이상 소유하면 위험하다는 취지인데, 현실화될 경우 삼성 지배구조의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과거 국회에서는 논란 끝에 통과되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절대적 의석 수를 차지한 여당 내 공감대가 형성되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보험사 자산운용 비율을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총자산, 자기자본, 채권 또는 주식 소유의 합계액은 모두 재무제표상의 가액(시가)을 기준으로 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총자산의 3% 이상을 계열사 주식이나 채권으로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보험업 감독규정에서는 분모가 되는 총자산의 경우 공정가액(시가), 분자인 계열사 주식과 채권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로 모든 유가증권을 평가할 때 시가 등을 반영해 작성된 재무제표상의 가액을 기준으로 하도록 변경되었으나 보험회사만 예외적으로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면서 "보험업권에서는 보험의 특성상 장기투자를 하고 있어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더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연기금도 시가 등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삼성생명을 타깃으로 한 법안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주(8.51%)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5.01%)이나 이건희 회장(4.18%)보다 훨씬 높은 지분율이다. 1980년 이전에 취득한 원가 기준으로 하면 삼성생명 총자산의 0.1%대 수준이지만, 시가 기준으로 바뀔 경우 8%대로 뛰어 기준선인 3%를 훌쩍 넘기게 된다. 매각해야할 지분을 금액으로 따지면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를 감안해, 개정안에는 한 번에 한도 초과 지분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20%씩 5년에 걸쳐 매각토록 하는 부칙이 담겨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역시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삼성생명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했다. 그는 재벌 개혁의 선봉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그룹을 거쳐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운용책임자(COO), 카카오뱅크 대표 등을 역임한 금융기업인 출신 이 의원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이 의원의 법안에는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며 미래에셋대우 대표를 지냈던 홍성국 민주당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참여연대 등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위원회가 감독규정을 바꾸면 된다고 주장했으나, 금융위는 법 개정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의 자발적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는 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영권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사실상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영권이 위협받는다면 삼성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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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지배구조 고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과 관련된 법안이 통과된다면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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