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조정 기대감?…경찰 '수사경과' 시험 응시자 대폭 증가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경찰이 일종의 수사 '전공' 경찰관을 선발하고자 실시하는 경찰 형사법 시험에 역대 최다 인원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검경 수사권조정 시행에 따른 기대감과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른 신분적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27일 치러질 '형사법 능력평가 시험'에 총 9257명이 지원했다. 이 시험은 수사관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2013년부터 시행됐다. 시험을 통과하면 수사경과를 부여받아 수사부서 지원 시 우대를 받을 수 있고, 일반경찰과 구분되는 수사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수사관이 되고자 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초창기였던 2013년에는 3652명에 그쳤으나, 5년 뒤인 2018년에는 6764명, 지난해에는 7810명이 신청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신청자는 전년보다도 18.5% 늘어난 것이다. 주로 경사 이하와 20ㆍ30대 경찰관이 응시 인원의 90%를 차지하는데, 경위 이상ㆍ40대 이상의 베테랑 경찰관들의 응시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신청자 중 경위 이상 비율은 최근 3년간 8.6%, 9.4%, 11.0%로 꾸준히 증가했고, 40대 이상도 같은 기간 7.6%, 8.7%, 10.3%를 기록했다. 특히 경감 응시자는 전년 118명에서 올해 166명으로 40.6%나 상승했다.
수사경과의 인기가 급증한 배경에는 우선 검경 수사권조정이 현실화가 있다. 수사권조정에 따라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주어지고, 검사에 의한 지휘도 명시적으로 폐지되는 만큼 경찰의 수사 권한이 강화된다. 여기에 경찰은 올해를 '책임수사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수사의 전문성ㆍ공정성 강화에 힘을 쏟는 중이다. 그만큼 일선 경찰관 사이에서 수사경과를 확보해야 수사부서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수사권조정)에 따른 경찰 수사에 대한 내부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수사권조정과 함께 경찰개혁 최대 과제인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른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치경찰의 신분이 지방공무원으로 전환되는 것과 달리 수사경과를 가지고 국가경찰인 '국가수사본부' 편제에 남는다면 국가공무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치경찰에 대한 처우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경찰에 남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수사경과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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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형사법 능력평가시험은 이달 27일 실시된다. 합격자는 다음 달 초 발표된다. 경찰은 수사경과 충원을 통해 안정적인 수사경찰 인사 운영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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