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식품기업 '반품 재활용' 동영상 충격 첫 보도
대구경찰, 표적·봐주기 논란 속 4개월째 수사 지속
노조원 배후조종 전직 간부 '무혐의' 결정 이튿날
경찰청 일선署 압수수색에 감사원 감사 이첩까지

대구지방경찰청 청사 전경.

대구지방경찰청 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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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대구 삼화식품의 '내부고발 자작극' 사건에 대한 무리한 장기간 수사가 결국 대구경찰의 도덕성과 신뢰를 깡그리 의심받는 치명적 화를 불렀다.


18일 경찰청의 대구 일선 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경찰 내부에서는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자조 섞인 자성과 한탄이 흘러나왔다. 경찰청은 지난 11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수사관들을 파견, 수사자료와 함께 경찰관들의 휴대폰을 압수했다. 경찰청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파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경찰청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날은 대구 성서경찰서가 회사 측 변호사에게 사건을 배후 조종한 인물에 대한 '무혐의'로 수사 종결을 통지한 그 이튿날이다. 대구지역 향토기업인 삼화식품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착수 단계부터 석연찮은 구석으로 지역사회의 큰 이슈로 부각된 상황이었다.


올해 초에 회사 내부 직원들로부터 제보받은 성서경찰서는 기초조사 끝에 '무가치 첩보'로 판단해 내사 종결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구경찰청이 이와 별도로 지금껏 4개월간 조사를 이어오면서 '표적 수사'라는 비난에 휩싸여 왔다.

대구경찰청의 수사는 지난 1월23일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제품을 재가공해 판매했다'는 모 언론의 의혹 제기에서 비롯됐다. 당시 보도가 나간 당일 삼화식품 성서공장에서 대구식약청과 달서구청은 합동조사반을 꾸려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하지만 대구경찰청 수사과는 지난 2월부터 해당 공장을 2회 압수수색하고 직원 20여명을 소환 조사하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이같은 집중적인 수사 과정에서 이번 사건은 도리어 '내부자 고발 자작극'으로 처음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사실이 직접 개입한 직원들의 잇단 양심선언으로 드러났다. 반품 재활용 현장인 것처럼 벌레가 기어다니는 모습까지 담은 동영상을 직접 촬영했다는 직원마저 경찰의 2차 조사에서 "모든 행위는 전직 총무부장 A씨의 회유와 압박 때문이었다"며 거짓 진술을 자백했다.


회사 직원들을 회유·압박한 인물로 지목된 뒤 지난 2월 해고된 전직 총무부장 A씨는 공갈미수 및 상업기밀침해죄 혐의 등으로 지난 3월말 경찰에 고발됐다. 고발 핵심은 'A씨가 회사 대표 부인과 만난 자리에서 거액을 요구했다'는 부분이다. A씨는 '자신이 해결하지(나서지) 않으면 다른 방송에서도 보도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녹취에 담겼다. 이 부분에 대한 녹취는 증거물로 넘겨졌다.


결과는 무혐의. 고발장을 접수한 지 한달여 지난 5월초 A씨를 첫 소환한 경찰은 증거물과 '자신들을 배후 조종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모두 배척했다. 돈을 요구한 녹취 부분도 '자연스런 상황에서 대화로 느껴졌다'(경찰의 전화 통지 내용)는 게 경찰의 판단이었다.


이같은 일선경찰서의 수사 발표는 현재 4개월이 다되도록 지속되고 있는 대구경찰청의 '표적수사' '봐주기 수사' 논란에 결정적 '트리거'로 작용했다. 이런 여러 정황으로 볼때 피의사실공표와 수사기밀 누설, 인권침해와 강압수사 등 그동안 회사 측이 주장해 온 여러 문제 제기 사안들도 대구경찰에 대한 경찰청의 수사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지역 경찰관은 "그동안 (위생법 위반) 확증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오래 사건을 끌어오다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서가 경찰청의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모습까지 보게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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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감사원도 조만간 기관을 정해 삼화식품의 민원 조사를 이첩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삼화식품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수사 논란은 꼬리를 물고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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