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SNS에 한명숙 사건 감찰 시사…‘부적절’ 처신 논란도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53·사법연수원 24기)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관련 진정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전담조사팀 인력 확대를 지시한지 하루 만에 감찰부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검 감찰부의 ‘감찰’ 내지 ‘수사’ 권한을 언급한 것을 놓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2010년 당시 수사팀은 “이미 징계시효가 지난 만큼 감찰부가 나설 권한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감찰부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검 감찰부는 징계(징계시효 완성된 경우의 주의, 경고, 인사조치 등의 신분조치 포함), 사무감사 업무 외에도 수사권을 가지고 있어 검찰청 공무원의 비위 조사 중 범죄혐의가 인정될 경우 수사로 전환하여 각종 영장청구,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징계시효가 완성된 사안이라도 감찰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점과 감찰부가 감찰 외 수사 권한까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그는 이어 “상당수의 검사, 수사관을 보유하고 있고 감찰3과는 11층 과거 대검 중수부 조사실을 사용하고 있다”며 “대검 감찰부장은 검찰청법에 따라 법무부 주관의 공모, 심사를 거쳐 검찰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검사 신분을 취득하여 검사장 처우를 받는다”고 썼다.
한 감찰부장은 이어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은 이미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이 되어 진상 조사가 불가피한바, 이를 정치쟁점화하여 진상 규명이 지연, 표류하지 않게 않으려면, 관계부서의 입장에서는 사건의 과정(방법)과 결과(처리방향)를 명확히 구분하여 사건의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오로지 사건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 처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사건의 결과(처리방향)는 재심, 제도개선(인권침해 수사 예방 및 통제방안, 인권부와 감찰부의 관계, 대검 감찰부의 독립성 보장방안 포함), 징계(신분조치 포함), 형사입건, 혐의 없음 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가능하고, 사건의 과정(방법)은 사안 진상 규명 의지와 능력을 가진 단수 또는 복수의 주체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사결과를 정확하게 내놓는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상조사 과정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물론 예상 가능한 결과까지 제시한 셈이다.
또 한 감찰부장은 한 전 총리 민원 사건과 채널A 사건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심 없이 바라보길 바란다는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공직자는 국민 누구라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여야 하고 민의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감찰부장으로서 담당, 처리 중인 채널A 사건, 한명숙 전 총리 민원 사건과 관련한 여러 사실과 기록들이 모아지고 있다. 진실불허!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두 분 모두 이 사건들을 ‘사심없이’ 바라보고 있음을 믿고 싶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한 감찰부장은 “검찰이 ‘그들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로 새로 나야할 때가 밀물처럼 다가오는 것 같다”며 “일선에서 만나게 되는 겸손하고 정직한 검사들이, 소신껏 품위 당당하게 일하여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때가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염원한다”며 글을 맺었다.
한 전 총리 관련 진정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배당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MBC 보도로 불거진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 간의 ‘검언유착’ 의혹 역시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한 감찰부장의 글은 이들 사건을 대검 감찰부에 맡기지 않고 일선 검찰청에 조사 내지 수사를 맡긴 것에 대한 이견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감찰부장의 페이스북 글에는 “응원합니다”, “부장님의 진정성에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갑니다” 등 여러 개의 지지·응원 댓글이 달렸다.
반면 “검찰총장도 아닌 대검 감찰부장이 SNS로 수사지휘하다니, 본인이 총장 되겠다는 건지요. 중립성 위반입니다”라는 비판 댓글도 볼 수 있었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은 한 감찰부장이 ‘기록들이 모아지고 있다’며 마치 감찰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시효가 이미 지나 감찰부에 아무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보안사항인 감찰상황을 공개하고 객관적 감찰 사유가 있는 것처럼 언급함으로써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한 만큼, 오히려 한 감찰부장이 징계를 받아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충남 서산 출신인 한 감찰부장은 대전대신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군법무관을 거쳐 1998년 전주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이후 그는 대전지방법원 판사(2002년), 특허법원 판사(2005년), 대법원 재판연구관(2008년),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장(2010년)을 거친 뒤 인천지법 부장판사(2012년)를 끝으로 변호사 개업을 했다. 법무법인 율촌 등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2019년 10월 검사장급인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임명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