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기 공산권 괴롭힌 '종이폭탄'… 풍선삐라 국제분쟁사
북한이 남한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맹비난하며 남북관계 단절까지 예고하면서 풍선전단의 효과와 그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일부는 "2014년 11월, 북한은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용 대형 풍선이 민간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ICAO에 항의를 제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는 11일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2곳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풍선 통해 유입된 정보, 공산정권들 떨게 해
군용기·대공포 활용해 풍선 격추시키기도
北, 대북전단에 항의…정부, 대북전단 금지 돌입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각지에서 청년학생들의 항의시위행진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남한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맹비난하며 남북관계 단절까지 예고하면서 풍선전단의 효과와 그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냉전시기, 풍선전단 살포는 서구 자유진영이 동구 공산권으로 날리는 형태로 대부분 이뤄졌다. 풍선을 통해 유입된 정보는 공산정권 체제 위협요소로 작용했고, 군용 항공기가 풍선을 격추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12일 통일부가 배포한 '냉전시기 '풍선전단' 국제분쟁 사례' 참고자료에 따르면, 동서 진영간 이념 전쟁이 극심하던 냉전 시기에 서방은 동구 공산권 국가를 대상으로 풍선을 이용한 체제 선전(balloon propaganda)을 활발히 전개했다.
풍선전단 살포는 공산권 국민의 심리적인 자극과 동요를 일으키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풍선에는 공산정권과 지도자에 대한 비판 등의 정보를 담은 전단이 탑재됐다. 풍선은 바람을 타고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으로 주로 유입됐다.
펜을 칼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풍선에 매달린 종이 쪼가리들은 총칼로 무장한 공산정권을 떨게 했다.
'종이폭탄'의 위협에 대항해, 체코슬로바키아는 풍선 저지요원을 서독에 투입하고 심지어 군용 항공기와 대공포를 활용해 풍선을 격추시키기도 했다.
그러다 체코슬로바키아는 1956년 1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자국내에 유입되는 풍선을 이용한 전단이 ▲항행안전을 위협하고, ▲국제민간항공협약 위반이며,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토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1956년 6월 제10차 ICAO 총회에서는 "체코항공기가 풍선과 충돌해 추락했다"면서 풍선 살포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요구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문제제기에 따라, ICAO는 융베리(Ljungberg) 사무총장 전담 하에 사실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가 진행되던 중 자유유럽위원회(FEC)는 "향후 어떤 전단활동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FEC는 1949년 당시 미 정부(CIA) 지원을 받아 설립돼 반공산주의 방송 서비스인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을 운영하던 단체다.
1960년 6월, ICAO 이사회가 풍선전단과 관련해 자제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ICAO는 결의안에서 "통제되지 않은 풍선 비행은 항공 안전에 결정적인 위협이 되며, 회원국들은 이와 관련 어떠한 것이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례를 고려하면,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남북한 모두 ICAO 회원국이자 '국제민간항공협약' 가입국이라는 점도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는 "2014년 11월, 북한은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용 대형 풍선이 민간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ICAO에 항의를 제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는 11일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2곳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두 단체의 대북전단과 페트병 살포행위에 대해서 교류협력법을 비롯해 항공안전법, 공유수면법 등에 대한 위반이 의심된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이중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탈북단체가 드론(무인기)을 활용해 대북전단을 살포한 경우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연료를 제외한 무게가 12㎏ 이상인 초경량비행장치를 소유하거나 사용하려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게 돼 있다.
드론의 무게가 기준에 미달해 신고 대상이 아니더라도 휴전선 인근 군사지역처럼 정부가 초경량비행장치의 비행을 제한하는 '비행제한공역'에서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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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12일 이들 단체가 항공안전법을 포함해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등을 위반했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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