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자작극' 배후조종자 무혐의에 대구식품업계 "이럴 수가"
식품업체 前 간부 '반품 제품 재활용 의혹' 불 지펴
허위 자료 내준 직원 모두 "이용 당했다" 양심고백
언론에 허위 제보한 뒤 회사 대표에 '돈 요구' 쟁점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장류 전문 제조업체인 대구 삼화식품의 '반품 제품 재활용 의혹' 사건이 전직 간부의 치밀한 계획 속에 진행된 '내부고발 자작극'이란 직원들의 잇단 양심선언에도 지난 2월말 시작된 경찰의 수사가 3개월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을 배후 조종한 인물로 지목된 이 회사 간부 A씨에 대한 고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대부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 해당 회사는 물론 대구지역 식품업계 노조원들마저 '봐주기 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조 대구경북본부 등에 따르면 대구 성서경찰서는 10일 삼화식품 전직 부장 출신 A씨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본사 대표와 사장의 주민번호, 공인인증서 패스워드를 3자에게 넘긴 혐의(개인정보법 위반)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고발의 핵심 쟁점은 지난 2월 삼화식품의 '반품 제품 재활용 의혹' 사건을 모 언론에 제보한 당사자로 알려진 A씨가 경찰 수사를 기점으로 문제가 확산된 이후 회사 대표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했는가 하는 점이다. A씨는 '자신이 해결하지(나서지) 않으면 다른 방송에서도 보도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녹취에 담겼다. 이 부분에 대한 전화 녹취는 증거물로 경찰에 넘겨졌다.
이 회사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들은 A씨가 노조 설립 준비 단계과정에서 사실상 야전 작전사령관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을 배후 조종했다는 내용을 경찰 조사 과정에서 또는 연명 진술서로 줄줄이 증언했다.
하지만 회사 측 고발을 접수한 지 한달여 지난 5월초 A씨를 첫 소환한 대구 성서경찰서는 이들의 진술과 증거물을 모두 배척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10일 회사 측 변호사에 전화를 걸어 "처음 녹취록을 듣고 기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나, 자연스런 상황에서 대화로 느껴졌다. 전체적인 대화 취지상 해악을 고지하거나 구체적인 금원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무혐의 종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 박종식 변호사는 "A씨는 지난 1월 당시 자신을 추종하던 직원들을 동원해 자작극 자료를 모아 이를 언론에 제보한 뒤 회사 대표 부인에게 '1억으로 막을 것을 이제는 수백억이다'는 등 돈을 요구한 계획범"이라며 반박했다.
특히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회사 대표 부인이 (특정 장소에 나와) 5만원권 다발을 건넸다"며 자신이 먼저 돈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사안도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 당시 약속 장소에 나간 대표 부인의 운전기사가 경찰에서 대질조사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통해 돈을 건넨 사실이 없음을 증언했지만, 경찰은 이 사실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 대구지부 관계자는 "자신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노조 설립을 앞세워 언론플레이에다 거짓말로 일관한 인물을 놓고 모든 제출된 증거와 증인 진술을 배제한 경찰의 처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면서 "노조원들을 농락한 A씨를 처벌해 달라고 연명해 경찰에 탄원서를 낸 성서공단 근로자 숫자만 500명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성서경찰서 형사과장은 "회사 변호인에 전화한 것은 사건 종결 내용을 통지한 일반적 절차로, 별도로 사건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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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67년 역사를 자랑하며 대구경북지역의 간장시장의 85%를 점유하는 삼화식품은 지난 1월말 '유통기한이 지난 간장과 된장을 새 제품과 섞어 완제품을 만든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알려진 뒤 회사 매출(연간 420억원)이 80% 이상 곤두박칠치면서 폐업 위기에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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