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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조' 한국판 뉴딜, 발등의 불은 못 끄는 돈 풀기

최종수정 2020.06.02 15:20 기사입력 2020.06.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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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가 76조원의 재정을 쏟아 전개할 '한국판 뉴딜' 사업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부양의 시급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치게 먼 미래를 본 탓에 재정 투입 효과가 크고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민간기업 대상 지원이나 규제 완화, 위기 상황의 소상공인ㆍ취약계층에 대한 집중적 지원은 오히려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6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디지털과 그린분야로 나눈 '한국판 뉴딜' 사업에 정부가 향후 5년 간 총 76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원격교육과 비대면 의료 등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오래 된 공공임대주택 등 인프라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55만개를 만든다는 게 골자다. 우선 3년 간 3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45조원의 2차 재정을 쏟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방역ㆍ바이오 등 산업을 미래동력화 하고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유턴시키거나 첨단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계획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올 경기 침체와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중장기적' 방향은 옳지만, 당장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는 태부족이라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과 그린 분야 혁신이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은 맞고 방향도 잘 잡았다고 보지만,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효과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현재 상황에서 뉴딜의 성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지원과 위기 상황에 놓인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재정 투입이 필요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생산시설 등을 국내로 돌아오게 한다는 취지의 이른바 '리쇼어링' 대책을 언급하며 "필요한 대책이지만, 당장 하반기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서 "수도권 총량제를 비롯, 기업을 유턴시키기 위해 필요한 규제 완화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그린뉴딜 사업도 마찬가지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이 처럼 비용이 드는 사업은 민간기업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사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정책 효과가 큰 성장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자영업자나 취약계층 등을 타깃으로 한 선택적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정확보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향후 준칙을 함께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 교수는 "결국 확대된 재정 만큼 세원을 확보해야하는데, 정치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증세에 대한 방향을 밝히고 재정준칙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 역시 "숫자 상으로 국가채무비율이 여유있어 보이긴 하지만, 1년에 5% 이상 급상승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재정이 더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음을 감안해 재정에 대한 관리와 준칙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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