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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의 경제학 "거짓말같은 수익률 1700%"…되팔면 무조건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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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서머 레디백·샤넬 가방·나이키 운동화 '되팔기 인기'
'수요' 많아 수익률 보장…업계 "국내 리셀 시장 지속 성장 전망"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이선애 기자 lsa@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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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샤넬 클래식 가방. 이선애 기자 lsa@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샤넬 클래식 가방.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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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서머 레디백 10만원에 드립니다." 한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서머 레디백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정한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을 구매하면 증정하는 사은품 여행용 가방이다. 행사를 시작한 다음날부터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 등장했다.


29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따르면 현재 레디백 판매 게시글은 100건이 넘게 올라왔다. 레디백으로 바꿀 수 있는 프리퀀시(음료를 마실때 한장씩 지급하는 스티커. 17장을 모으면 사은품 증정) 완성본 판매 게시글도 100건이 넘는다. 리셀은 평균 8만5000원에 완료됐다는 게시글도 많다. 이외에도 각종 중고거래 커뮤니티·앱에서 레디백이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10만원에도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에서 구매하는 데 필요한 최소 비용이 6만8000원(에스프레소 14잔+계절음료 3잔)선 임을 고려하면 2만원의 리셀 수익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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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테크·슈테크·스티커테크까지= 스타벅스의 레디백 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제품이 리셀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주목을 받은 제품은 샤넬. 샤넬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의 샤넬 매장은 수일간 문전성시를 이뤘다.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백화점 오픈 4~5시간 이전부터 줄을 섰고 개장과 동시에 매장을 뛰는 오픈런(open run)이 펼쳐지기도 했다. 가격 인상 직후 각종 중고거래 커뮤니티·앱에는 샤넬 가방이 등장했다.

한정판 제품·소장가치 제품 등을 비싸게 되팔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을 뜻하는 '리셀러(Reseller)'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 샤넬이다. 한 리셀러는 "최근에 715만원짜리 샤넬 클래식 미듐을 가격 인상 직전 상품권으로 694원에 구입했고, 830만원에 되팔았다"고 귀띔했다. 샤넬 클래식 미듐의 매장 판매 가격은 846만원이다. 리셀러들은 백화점 상품권을 3%가량 싸게 구매한 후, 이 상품권으로 명품을 구입해 시세차익을 더 남겼다. 중고거래 커뮤니티·앱 등에선 '가격 인상 직전 백화점에서 구입한 새상품'이라는 설명의 판매 게시글이 많다. 명품거래 플랫폼 필웨이에는 샤넬 클래식 미듐이 평균 820만~8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샤넬 클래식 스몰 사이즈를 구매한 한 직장인은 "가격이 632만원에서 769만원으로 올랐는데, 새 제품을 740만원에 구매해 만족한다"고 전했다.


나이키 역시 리셀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브랜드다. 나이키가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출시한 운동화 판매 가격인 21만9000원이지만 리셀 시장에서는 흰색 로고 기준 60만원대, 빨간색 로고 기준 300만원대에 거래됐다. 또 빨간색 로고의 경우 1300만원(GD 싸인본 기준)에 거래도 이뤄졌다. 매장 앞에서 평균 4시간 넘게 줄을 서서 응모권을 제출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추첨 판매했기 때문에 사실상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살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다. 한 리셀러는 "빨간색 로고 특정 사이즈를 400만원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판매했고 수익률은 무려 1726%에 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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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시장 폭풍 성장…기업들도 움직인다= 국내 리셀 시장은 폭풍 성장하고 있다. '재테크'에 나서는 리셀러들과 소장 가치가 있는 한정판, 브랜드 고유 정체성을 지닌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수요가 맞물려서다. 샤넬 가방을 되팔아 재테크를 한다는 뜻의 '샤테크(샤넬+재테크)', 운동화로 수익을 내는 '슈테크(슈즈+재테크)', 롤렉스 시계로 돈을 버는 '롤테크(롤렉스+재테크)', 스니커즈를 되파는 '스티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 통칭)가 리셀에 열광을 한다.

청담동에서 전문 리셀숍을 운영하는 김 모씨(32)는 "리셀의 경제학은 수익이 보장된다는 확신으로 리셀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고 갖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개인 리셀러들이 많아 시장을 정확히 추산할 수 없지만 리셀에 열광하는 MZ세대 영향으로 지속해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리셀의 매력은 누구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품을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올려 놓고 댓글, DM(다이렉트 메시지) 등을 통해 거래만 하면 된다. 수익은 무조건 보장 받는다. 개인 리셀러라고 밝힌 이 모씨(28)는 "이탈리아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지인들의 부탁을 받고 명품을 사다주면서 리셀이 수익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솔직히 생활비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수요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대학생 박 모씨(29)는 "정말 갖고 싶어하는 운동화가 있었지만 브랜드 측에서 진행한 드로우(Draw·제비뽑기)와 래플(Raffle·추첨복권)에서 모두 떨어져 구매할 수가 없었다"면서 "2배가 넘는 가격으로 리셀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리셀의 성장 가능성을 느낀 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한정판 운동화 거래 플랫폼인 '크림'을 출시해 리셀 시장에 뛰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이달 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오픈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경제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지면서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리셀 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사더라도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며 만족감을 느낀다"면서 "리셀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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