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나라로 돌아가", "성소수자 아웃" 코로나 확산, 커지는 혐오
"베트남 외국인 빨리 강제 추방하자" 혐오성 비난 쏟아져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부천 한 나이트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1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해당 나이트클럽 입구가 폐쇄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베트남 출신 외국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이 외국인을 치료도 없이 빨리 추방하자는 비난도 있어, 외국인 혐오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반면 혐오가 아닌 코로나19 국면에서 유흥시설을 출입한 것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라는 의견도 있어, 외국인 추방 의견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난을 넘어 혐오를 하는 상황은 앞서도 일어난 바 있다. 이태원 한 클럽이 성소수자들이 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혐오가 쏟아졌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기 부천시 등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에 사는 베트남인 A 씨(32)는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이달 1일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을 다녀왔다. 이어 9일 오후 7시30분 부천시 오정동의 친구 집을 방문했다. 당시 이곳에는 32명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11시48분부터 10일 0시34분까지 부천의 '메리트나이트'를 방문했다. A 씨는 클럽을 나와 친구들과 인근 호프집, 노래방에 갔다가 오전 5시 부평역을 거쳐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부천시에 따르면 A 씨가 나이트클럽에 있을 당시 약 250명이 있었다. 부천시는 이들의 신원을 파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A 씨에게 코로나19 증상인 인후통 증상이 나타난 건 12일이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평소처럼 생활한 A 씨는 15일 부천시의 지인 집을 방문한 뒤 부천보건소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17일 오전 A 씨의 한국인 직장 동료(43)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강제 출국이 두려워 방역당국의 전화도 받지 않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 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모두가 조심하고 있을 때 클럽, 호프집, 지인의 집 방문 등 밀폐된 공간에 머무르며 전염병을 확산시켰다는 지적이다.
특히 A 씨 신분이 '불법 체류자'로 들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치료가 아닌 강제 출국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유흥시설은 정부에서 지속해서 출입 금지를 당부했던 곳이다"라면서 "그럼에도 굳이 클럽을 방문해 코로나에 걸리고, 또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으니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 신분이 불법 체류자인데, 어떻게 저렇게 많이 돌아다녔는지 의문이다. 더 이상 민폐 끼치지 말고 빨리 자기 나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C 씨 역시 "베트남에서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이건 비난이나 비판이 아닌 상식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의견이 외국인 혐오라는 지적도 있다. 20대 대학생 D 씨는 "정부가 불법 체류자도 추방 등 법적 조치 없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인도주의라고 생각한다. 추방 운운하는 것은 너무한 비난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학생도 "한국인이 다른 나라에서 받는 차별이나 혐오 등을 고려하면,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혐오 논란은 앞서 한 이태원 클럽이 게이 전용 클럽으로 알려지면서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일부 언론과 누리꾼들은 '게이'라는 사실에 코로나19가 더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이 쏟아지자 국제기구도 나서 진화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성 소수자(LGBTI)들이 차별과 혐오에 더 취약해지는 가운데 성 소수자 기념일을 맞이하게 됐다"며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성 소수자들은 그들이 어떤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 만으로 편견, 공격, 살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그런데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많은 성 소수자들이 더 심해진 차별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성 소수자들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낙인을 당하는 일이 심해지고 경찰은 방역 지침을 오용해 성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보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소를 공개할 때 개별 환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없도록 동선 공개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돼 이에 대한 비판으로, 자진 신고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지난 1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검사 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이태원 방문 여부 외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양성으로 밝혀져도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해 2차 감염 우려가 있는 동선만 최소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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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초 환자 동선을 공개할 때만 상호명과 같은 특정 가능한 정보를 공개하고, 이후에는 추가 확진자가 같은 업소를 방문하더라도 상호명 등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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