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경제정상화 강행…중국이 놓치는 것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베이징-상하이 간 이동을 위해 지난 주말 베이징 다싱공항을 찾았다. 공항 내부에서는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한데 모여 뭔가를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항공권 발권데스크 옆 알림판에는 수십개의 QR코드들이 있었고, 사람들이 찍고 있던 것은 각 도시들의 상징물이 그려진 QR코드들이었다.
공항 직원이 목적지를 물었다. "상하이"라고 대답하자 푸동과 홍차오공항 둘 가운데 어디냐고 물었고, 이에 맞는 QR코드를 손으로 가리켰다. QR코드에 접속하니 여권번호, 생년월일, 연락처 같은 개인정보와 도착 후 머무를 장소를 입력하는 칸이 나왔다. 입력을 마치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녹색 젠캉마(건강코드)가 나왔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적은 없지만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렀고 이상증상이 없다는 자가진단 항목에 체크를 했기 때문에 녹색 젠캉마를 받을 수 있었다. 기자는 서로 다른 기업이 제공한 두 개의 젠캉마를 휴대전화에 저장한 이후에야 상하이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다만 비행기 탑승 전, 그리고 상하이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로 나가기까지 미리 저장한 젠캉마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상하이 호텔과 상점들은 대부분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다. 또 다른 기업이 제공하는 젠캉마를 내려받아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녹색 화면만 보여주면 외지인이라도 어느 곳이나 출입이 가능했다. 호텔 내 수영장, 헬스장은 물론, 호텔가에 위치한 술집과 클럽들도 정상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1월25일 중국 당국 지시로 폐쇄했던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당분간 일일 최대 입장객 8만명의 20% 이내 규모에서 입장권을 판매한다는 내부지침 아래 3개월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정협, 전인대)를 일주일여 앞둔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모습으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봉쇄, 인구 이동 제한, 시설 폐쇄 등의 방법을 썼던 중국에서 지역 간 이동과 시설 출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경제정상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방역 안전장치도 있다. 누구나 녹색 젠캉마가 있어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정해진 인원 만큼만 특정 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경제 정상화는 시도하되 방역 활동은 여전히 착실히 수행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도 경제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하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주문이 아래로 착실히 전달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있으니 이를 잘 지키면 정상적 활동을 해도 괜찮다는 중국 정부의 메시지를 중국인들은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이후 청명절(4월4~6일)과 노동절(5월1~5일) 두 번의 긴 황금연휴가 있었지만 중국의 소비와 관광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중국인들이 코로나19에 경계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곳곳에서 다시 늘기 시작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들도 불안감 조성에 한 몫 한다. 매일 새로 추가되고 있는 무증상감염자 대부분이 확진환자가 가장 많았던 후베이성 출신이고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 내 집단감염으로 인한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서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전세기를 이용해 중국으로 들어왔지만 이들에 대한 검사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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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6.8%라는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든 중국이 경제정상화를 할 수 있는 지름길은 철저한 코로나19 방역 관리로 사람들에게 방역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양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는 조바심을 내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정상화 병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방역과 정상화 사이의 작은 틈새가 코로나19 사태를 원점으로 되돌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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