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사광가속기 부지 청주로 선정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 개발 첨병 역할
국내에서 가속기 이용 수요 흡수해 기술유출막아

청주시에 들어설 방사광 가속기의 조감도

청주시에 들어설 방사광 가속기의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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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꿈의 현미경'으로 불리는 방사광 가속기가 청주에 들어서기로 결정나면서 우리나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신약 등 최첨단 분야의 경쟁력이 한 차원 강화되면서 글로벌 기술 격전에서 우리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까운 초당 30만 킬로미터로 가속할 때 나오는 밝은 빛인 '방사광'을 이용해 초미세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최첨단 설비다. 태양광보다 100배 밝은 빛으로 나노 소재의 물성 변화, 단백질의 구조, 세포분열 과정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포항에 3세대 원형과 4세대 선형 두 대가 있지만 수요가 넘쳐 정부는 4세대 원형 가속기의 추가 구축을 서둘렀다. 단일 파장의 X선만 나오는 선형과 달리 원형 가속기는 다양한 파장의 빛을 방출해 40개 정도의 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빛의 밝기도 100배 이상 밝아 머리카락 단면을 수천 배 더 크고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방사광 가속기로 단백질 분석해 치료제 개발

▲4세대 방사광 가속기.

▲4세대 방사광 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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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국들은 이 기기를 통해 반도체, 신약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산업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발생해 1만8000여명을 숨지게 한 신종 인플루엔자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방사광 가속기를 통한 단백질 분석을 통해 만들어졌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개발도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물성 분석에 따라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선박용 철판을 만들 수 있게 된 사례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조선업 강국의 입지를 다지는데 근간으로 작용한 바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사고에 따라 방사광 가속기를 통해 결함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지금도 첨단산업의 발전에 따라 방사광 가속기 이용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에너지 업체들의 경우 이차전지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방사광 가속기 이용 신청에 나서고 있으며,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자들도 줄을 이어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기술 유출 위협 해소

'꿈의 현미경' 청주에...최첨단 핵심 기술 비약적 발전 기대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원하는 시점에 가속기 이용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국내 방사광가속기 활용 연구과제 기준으로 한 가속기의 수요 수용률은 1.4대 1 수준이며 실험시간 요구 기준 수용율은 1.9대 1에 달한다. 가속기를 활용해야 하는 연구가 두 개라면 그 중 하나는 제때 연구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가속기를 사용하려면 반년 정도를 기다리는 등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해외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는 업체도 더러 있는데, 이 경우 해외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해야 했다. 정부가 지난해 발생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방사광 가속기 사업의 추진을 서두른 것도 넘쳐나는 수요를 국내에서 빠르게 수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신형 방사광 가속기 건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46일만에 부지 선정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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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사광 가속기의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고인수 소장은 "방사광 가속기는 극적외선, 자외선 등 다양한 빛을 활용할 수 있고 기존 가속기보다 100배 밝은 빛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소재 원천기술 확보의 비약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산업적 측면에서는 지적 재산권의 침해 없이 안심하고 원천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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