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있는' 삼성
'무노조 경영' 종식 선언
계열사 견제·영향력 커질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무노조 경영,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6일 서초동 사옥이 고요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삼성그룹이 창사 이래 82년 동안 이어온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한 가운데 원활한 노사 관계 설정이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노동조합 가입의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면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노조 설립에도 상당한 힘이 실릴 전망이다.
7일 재계 및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설립 3개월을 맞은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 2000여명 규모에 달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임직원(2만5000여명) 대비 약 8% 수준으로 조합원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실상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계기로 주요 계열사 노조의 견제와 영향력이 커지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ㆍ디스플레이ㆍSDIㆍ화재 등 한국노총 산하 6개 노조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직후 '삼성그룹노조연대' 출범을 알렸다. 앞으로 삼성그룹에서 발생하는 노동 문제에 관해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노조연대는 그동안 삼성 내 노조 역할을 대신해온 노사협의회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노사협의회에 위임하면서 임직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실력 행사에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2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사실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제출했다. 사측이 단체교섭 요구에 답변이 없다는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역시 이달 중 본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사측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의 급격한 영향력 강화로 인해 자칫 노사 관계가 악화하거나 상시적인 갈등 유발 구조로 흘러갈 가능성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완성차 회사처럼 고질적인 노사 갈등이 기업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무노조 경영에 첫발을 내민 만큼 선진국형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모범 사례를 기대하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삼성그룹 내 노조는 자신들의 활동을 정치적 수단으로만 활용할 게 아니라 노사 협력 확산의 모범적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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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한국노총 미디어홍보본부 실장은 "이 부회장의 결단으로 원활한 노사 관계가 정착이 될 경우 더 나은 삼성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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