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를 맞아 13만 여 명이 제주도를 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모든 사회적 활동을 최소화했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그나마 국내 항공 수요의 증가는 항공계에 단비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여행객은 증가했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의 확진자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 뒤늦게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은 국가긴급사태를 연장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진행형이다.
코로나19로 항공계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수출이 막히면서 자동차, 관광 등 모든 기간산업이 어렵다. 제조업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산업계의 어려움은 소득감소와 실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는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는 자영업자의 생활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3월 구직급여 수급자가 60만8000여 명에 이른다. 제도를 1995년에 도입한 이후 최고치이다. 반면에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5만3000여 명에 불과하다. 2004년 카드대란 이후 최소치다. 실직자가 신규 취업자의 2배가 넘는다. 코로나19가 남긴 경제 후유증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기간산업에 전폭적 지원을 하고,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소비유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주택산업이 예외여서는 안된다. 서울과 대구, 세종 등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정부는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규제정책에 집중해 왔다. 대출, 조세, 청약, 전매 등 강력한 수요억제정책결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특정지역, 특정시기에 과도하게 올랐던 가격조정은 불가피하다. 저금리로 넘쳐나는 유동성과 현금자산을 이용해 주택을 투자(투기)대상으로 활용했던 사람들에게 정부는 상당히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일부 사람들에게 집은 오롯이 자산증식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매우 안타깝고 위험한 상황이다. 집은 헌법에서 보장하듯이 의식주 기본권 중 하나다. 먹고 입고 그리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서 집이 필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요건으로서 집에 대한 균형감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삶터로서의 주거권을 인정하고 보장한 상황에서 집은 건전한 투자상품이고 자산증식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현상을 보면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집에 대한 근본가치를 망각하고 있다. 집에 대한 심한 왜곡이 주택을 산업으로 인정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주택은 산업이다.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미래의 일자리를 만들고 신기술을 접목해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일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연관 산업을 가지고 있고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국가경제의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며 세계 최고의 기술로 수출해야 한다. 모든 산업이 세계경쟁력을 갖추고 고도화하기 위해 기업에 투자하고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타격을 받은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유독 주택산업만 미운오리새끼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대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치면 주택투자가 20조 원 내외 감소하면서 22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당장 고용유지를 위해서라도 주택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나아가서는 새로운 세계수출산업으로 주택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
집은 투기상품이 아니다. 나와 우리의 삶터이자 일터이고 놀이터이다. 더 많은 기능을 해야 하는 복합공간이다.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신산업으로 키워 차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다. 집과 주택산업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인식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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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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