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여우 떠난 자리에 범이 올까." 21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여의도를 바라보는 ICT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숙원 법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진흥보다는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공약인 무료 와이파이 등 통신비 인하 압박도 한층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에 입성한 ICT 인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현역의원들을 포함해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20명 안팎인 과방위 구성을 고려하면 ICT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의원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과방위 현역들을 제외한 ICT 관련 당선인은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당선자(민주당), 삼성전자 임원을 역임한 양향자 당선자(민주당), KT 글로벌 미디어 전략을 담당했던 김은혜 당선자(미래통합당) 정도다. 비례대표 중에는 카이스트(KAIST) 출신 여성 벤처인인 이영은 당선자(미래한국당), 경북대 항공위성시스템 교수인 조명희 당선자(미래한국당) 등이 있다.


◆ICT 전문가 당선자, 20대 국회 절반 수준= 이는 앞서 20대 총선에서 과학기술 부문을 포함한 이 분야 전문가들이 지역구 19명, 비례대표 10명 등 총 29명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과방위가 비전문가 위주로 구성될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입법은커녕 각종 현안을 둘러싼 정치공방이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등 4차 혁명시대를 선도할 세밀한 정책을 뒷받침할 만한 전문가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비례대표에서 이 부분이 보완돼야 하는데 이조차 밀렸다"고 우려했다.

반면 전문성을 중심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조만간 폐기 운명에 처한 과방위 계류법안은 763건에 달한다. 여야 할 것 없이 낡은 규제로 뽑아온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인터넷 기업 간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정보통신법망 개정안, 유료방송 합산규제 후속 논의 등은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당내 과학기술 분야 특위 위원장을 역임한 이상민 당선자와 송갑석ㆍ조오섭 당선자(이상 민주당), 윤두현ㆍ박성중ㆍ양금희 당선자(이상 통합당) 등의 과방위 입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답변에서도 희망 상임위로 과방위를 우선순위에 꼽았다.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이자 과방위 내 전문가로 꼽히는 변재일 당선자(민주당)의 경우 3순위에 과방위를 썼지만 입법 활동계획에는 관련 법안이 없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중진 이원욱 당선자도 타 상임위를 지망했다. 반면 언론계 출신 초선인 고민정·배현진·김은혜 당선자는 과방위 입성 가능성이 크다.


◆무료 와이파이 확대 등에 업계 속앓이= 향후 민주당은 1호 공약인 '무료 와이파이 확대' 등을 앞세워 통신업계에 대한 압박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2년까지 전국에 공공 와이파이 5만3000여개를 구축, 이동통신 상품에 가입할 필요 없이 버스, 공공건물 등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과방위를 2순위로 적은 노웅래 현 과방위원장 역시 "가계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통신사가 독점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며 향후 입법계획에 공공 와이파이 관련 법안을 포함시켰다. 향후 과방위 차원에서도 압박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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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와이파이 트래픽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실효성 논란도 잇따른다. 대규모 5G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통신업계로선 와이파이 구축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와이파이보다는 5G 전국망 구축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라고 토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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