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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하향' 공포에 떠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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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국내 은행업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조정
한국 재정·통화정책이 국내은행 자산리스크 높여
재원조달 금리·국채 악영향…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성 우려

'신용등급 하향' 공포에 떠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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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은행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전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계 신용평가사의 은행 등급 조정이 은행의 채권 조달 금리 상승을 유발하고 국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한계기업의 급증으로 대출 부실화 위험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위기 해소는 커녕 오히려 확산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해 중국,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2개국 은행업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한국 등 대부분 국가 은행업은 그동안 '안정적'(stable) 등급을 유지했다가 이번에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은행 영업 환경과 대출 실적이 갈수록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2분기까지 종식되지 않으면 은행 신용도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재정과 통화 정책이 국내 은행의 자산 리스크를 높이고 수익성을 압박할 것으로 봤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세는 안정적이지만 불안정한 심리와 외부 수요 감소로 경기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디스는 정부의 지원대책에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원리금 상환과 이자유예 방안이 포함돼 있는 점도 은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요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어서다. 음식업, 숙박업, 운송업, 제조업 등 코로나19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의 대출이 늘어나는 게 은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또 글로벌 수요 감소가 자동차, 항공, 건설, 해운, 조선 등 국내 대기업 실적에 타격을 주는 것도 대출자산의 질 악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무디스는 국내 은행의 자본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다.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춤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코로나발(發) 금융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은행의 등급이 조정된다는 것은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재정차익을 목적으로 단기 국채(통안채 포함)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거래 주체인 은행의 부도 위험이 상승하게 된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역시 7월 피치(Fitch)가 은행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시작됐고 10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가 연이어 조정하면서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위기 확산 가능성마저 불거지고 있다. 서 연구원은 "유동성 위기였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간 통화스와프로 빠르게 안정화돼 등급전망 조정이 등급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번 등급 전망 조정의 원인인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부실화 위험은 은행의 이익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한계 채무자까지 늘어나 건전성 악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좋지 못한데 정부가 마련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과 관련해 대규모 출자가 불가피하다"면서 "시중은행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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