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에 돈·기업에 대출 보증"…세계 각국 정부 '헬리콥터 머니'로 대응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전 세계 각국 정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을 위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금이 부족한 기업에는 대출 보증을 서고 개인에게 직접 돈을 주면서 경제 주체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떠받치려는 것이다. 한 외신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값비싼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기업들을 대상으로 3300억파운드(약 496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구제책이다. 여기에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펍과 식당, 영화관 등 여가 및 접대 업종 기업의 사업세를 1년간 면제하고, 2만5000파운드까지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자금난을 겪는 가계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3개월 유예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와 함께 확진자가 급증하는 스페인도 이날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2000억유로(약 274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를 발표했다. 스페인 GDP의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가운데 1170억유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민간 기업의 대출 보증을 위해 사용된다. 또 일시 해고된 근로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코로나19로 고용상의 타격을 입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도 중단한다. 스페인의 경우 근로자 절반 이상이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 뒤 스페인의 IBEX 35지수는 6% 이상 올랐다.
유럽 외에도 호주 정부가 자국 항공업계를 위해 7억1500만호주달러(약 5305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도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70억캐나다달러(약 23조4000억원) 규모의 부양책을 준비해 18일 오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개인의 임금을 지원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긴급 조치 발동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각국이 금리 인하에 이어 보증에까지 나서는 것은 더욱 직접적인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공포심이 극대화되고 경제활동이 예상치 못하게 중단되는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불안을 달래겠다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에게 현금 1000달러(약 124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건 세제 혜택보다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돈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그는 별도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실업률이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일본 정부도 개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와 여당이 4월에 책정하는 비상경제대책으로 1인당 현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지급됐던 1인당 1만2000엔(약 13만8000원)보다 금액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