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산유국 간 유가 전쟁으로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위기 상황에 내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굴 단가가 높은 셰일 업체들로서는 저유가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이 몇 곳 안 된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원유시장 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분석에 따르면 배럴당 35달러를 감당할 수 있는 미국의 셰일 업체는 1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증산 결정으로 폭락한 상태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경우 3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더욱이 셰일가스의 채굴 비용에는 기업으로서 배당금이나 회사 경비 등은 빠져, 실질적으로 셰일 업체들의 채산성이 유지되려면 배럴당 유가는 35달러 선은 웃돌아야 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셰일 업체로서는 앉아서 손해 보는 구조가 된 셈이다.
실제 대부분의 미 셰일 기업들의 경우 배럴당 유가가 55달러에서 65달러 사이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유가가 최근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셰일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골몰한 상태다.
당초 사우디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하루 150만배럴의 생산량 감소를 제시했을 때 러시아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직접적으로 유가 전쟁의 도화선이 된 러시아의 이 결정을 두고서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국 셰일산업을 겨냥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의도적으로 저유가를 방치해 채산성이 낮은 셰일산업을 도태시켜 버리려 했다는 것이다.
저유가는 단순히 현재 채굴이 진행중인 셰일 기업 외에도, 새로운 채굴 프로젝트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아르템 아브나모프 연구소장은 "대부분의 셰일기업들은 현재 유가가 유지될 경우 위험할 것"이라면서 "신규 채굴 프로젝트의 경우 빠르게 보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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