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미협상팀 와해…'냉면 목구멍' 리선권 장악력 확대 주목
북·미협상 실무 보좌했던 최강일 유럽행
리용호 해임에 이어 대미 협상라인 위축
리선권 취임 후 대규모 인사…외교노선 주목
2차 북·미정상회담을 5일 앞둔 지난해 2월 22일(현지시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오른쪽),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가운데),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부국장(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이 최근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울러 이번 인사를 통해 신임 외무상 리선권의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오스트리아공화국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특명전권대사로 최강일이 임명되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2015년부터 체코대사를 맡았던 김평일 후임으로 외무성 '유럽통'인 주원철 대사가 임명된 사실도 이날 공식 확인했다.
또 이날 외무성은 폴란드주재 대사에 최일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최일은 2016년부터 영국주재 대사를 지낸 인물로 보인다. 외무성은 이밖에 남아프리카공화국주재 대사에 정성일, 이란주재 대사에 한성우가 임명된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강일 전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국장대행)의 오스트리아행이다. 그는 북한 외무성 내 손꼽히는 '미국통'으로,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상사인 최선희 부상을 보좌해 주요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가 급격한 변화의 기류를 보이던 2018년 2월 김영철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가차 방한했다.
이후 최 부상이 판문점과 싱가포르 등에서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 대사와 만날 때마다 동행하며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실무적인 뒷받침을 해왔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과 함께 의제 협의에도 나섰다.
그런 최강일의 오스트리아행은 북한의 대미협상라인 와해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던 리용호가 지난해 12월 31일 외무상직에서 해임된 데 이어, 2018년과 2019년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당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보좌해 주요 실무를 담당했던 최강일 마저 이번에 오스트리아 대사직을 맡게 되면서 대미 협상라인은 더욱 위축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신임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교체됐다. 사진은 지난 2018년 10월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는 리선권.
원본보기 아이콘아울러 이번 인사를 통해 리선권 외무상의 외교색깔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리용호의 후임으로 외무상에 오른 리선권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찾은 남측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고 핀잔을 주는 등 막말을 했다고 알려져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정 센터장은 "이번에 체코,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주재 신임 북한 대사까지 동시에 발표된 것은 리선권이 외무상직에 임명된 후 이루어진 대규모 인사"라면서 "이번 인사를 계기로 외무성에 대한 리선권의 장악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북한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해외를 떠돌던 '백두혈통의 방계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였다. 오스트리아 대사로 새로 부임한 최강일의 전임은 김일성 주석의 사위인 김광섭이었다. 체코에서 소환된 김평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형제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이 이들을 국내로 소환한 것은 ▲이들이 귀국해도 김정은의 권력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이들이 해외에 계속 체류하면서 망명을 선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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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대사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감시와 통제로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할 수 없었던 인물들을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하고자 하는 김정은의 성과중심적 인사 스타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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