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에 'V자→U자→L자'…경기 바닥 길어지나(종합)
정부, "V자 회복 쉽지 않을 것…L자 경로마저 우려"
4차, 5차 등 추가 대책 마련 시사…추경안은 국회서 여야 대립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바닥이 길어지는 'L자형 불황'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3월부터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금은 사태 장기화에 방점을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과거 감염병 사례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의 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U자, 더 나아가 L자 경로마저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로 경제가 일시적인 충격을 받은 뒤 곧바로 반등하는 'V자' 또는 속도는 다소 더딘 'U자' 회복의 시나리오를 기대해왔다. 1분기 내에 신규 확진자 수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잡히면, 2분기를 본격적인 회복기로 삼으려는 의지도 강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3%에서 2.1%로 수정하면서, 코로나19가 3월에 정점을 찍고 사그라드는 상황을 가정한 바 있다.
◆정부 "4차, 5차 대책 준비"=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수준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타격으로 국내 금융ㆍ실물경제가 재차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정부는 이 같은 양상을 반영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위기상황'을 가정해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사태가 상당기간 계속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복합위기까지 가정해 정책수단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생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대응책 마련 방침도 시사했다. 피해업종ㆍ분야별 긴급지원책 4조원 지원(1차), 행정부ㆍ유관기관의 자체적 추진 가능한 패키지 지원 16조원(2차)에 이어 현재 국회 문턱에 있는 11조7000억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안(3차) 외에도 4차, 5차 대책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김 차관은 "정부는 단계별로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 동원하고 있다"면서 "기업과 소상공인이 이 시기를 견뎌낼 특단의 금융지원 대책도 긴요한 상황인데, 추후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4단계, 5단계 대응방안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추경 증액 놓고 여야 의견 여전히 엇갈려 = 이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17일로 예정된 정부의 추경안 통과 일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루 전인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증액 및 감액 심의를 하는 만큼, 추가적인 대응까지도 고려하고 있으니 현재는 진통 없는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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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 진행된 예결위 여야 3당 간사 회동에서도 의견은 모아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시급한 만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재원 확보 방침과 추경 규모에 대해선 여전히 입장 차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업별 감액을 최소화하고 6조원 가량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해철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대구 및 경북 청도ㆍ경산ㆍ봉화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은 근거법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고용 관련 사업을 삭감하고, 일부 사업은 목적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종배 미래통합당 예결위 간사는 "정부에 대구ㆍ경북 예산을 당초 6200억원에서 2조4000억원까지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양육수당도 아이돌봄 사업 형태로 바꿔 2조 정도 지원하도록 추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감액 후 그 부분을 증액 재원으로 쓰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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