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서 돈 내나요?" 학원·유치원 환불 불가에 시민들 '분통'
소비자들, 휴원·휴업 조치에 환불 받지 못했다며 '분통'
전문가 "분쟁 사례많아지면 국가 개입 필요"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지금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어요. 소비자는 땅 파서 돈 내나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3주 연기됐다. 일부 학원, 스포츠 시설 등은 휴업 조치에 나섰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잇따른 휴원·휴업 조치에도 환불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학원·유치원·예식장 측의 환불 불가 조치가 소비자에게는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치원의 경우 개학 연기에 따라 가정보육을 하고 있는데도 학부모가 교육비를 부담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11일) 오전 12시부터 이날 오전 12시까지 확진자가 114명 증가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총 7869명으로 집계됐다.
보건 당국이 감염 예방 차원에서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및 외출 자제를 적극 권장함에 따라 일부 학원, 스포츠 시설 등은 휴업 조치에 나섰다. 중대본은 이날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 또는 접촉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 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을 대상으로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학원과 스포츠센터, 노래방, PC방, 클럽 등이 포함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감염 예방 차원에서 휴업 조치가 마땅하다면서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취업준비생 A(23) 씨는 "취업 준비 목적으로 다니고 있던 컴퓨터 학원도 수업이 중단됐다"면서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중단인데도 환불은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쉰 지도 2주가 넘어 생활비 대기도 벅차다"면서 "학원비는 이미 지불한 돈이라 환불이 안된다니까 화가 난다. 이월해준다는 데 필요 없으니 그냥 환불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B(31) 씨는 "힘든 상황인 것은 알겠지만 지금 자영업자들만 힘든 건 아니지 않나. 전염병으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직장인들도 강제로 1~2주씩 무급 휴가를 쓰기도 한다"면서 "나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한 것인데, 정작 소비자는 아무것도 받는 것 없이 돈만 낸다고 생각하면 황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 또한 환불을 촉구하고 나섰다. 누리꾼 C 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아이 유치원을 보내지 않았는데 2주 치 환불도 안된 상황에서 3월 원비를 내라고 하더라"라면서 "긴급 보육을 보내면 억울하지라도 않을 텐데, 도대체 왜 환불이 안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수업료 반환 문제에 대해 "수업료가 아닌 특별활동비나 통학비 등을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수업료는 12개월 동안의 수업료를 나눠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료를 반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수업료 부분과 기타 부분을 구분해 국공립·사립 유치원에 따라 환불 기준과 지침을 정해 내려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법률상 관련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객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약관이 규정돼 있다면 무효가 맞지만 어디까지가 천재지변인가"라면서 "(기준에 대해)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개념이 너무 유동적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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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변호사는 "업주 입장에서 보면 불합리한 것이기 때문에 분쟁 사례가 많아진다면 어느 정도 국가가 개입해서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업주와 소비자) 양쪽 다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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