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팬데믹 쇼크'
코로나發 美증시 '11년 강세장' 종지부
다우 5.86%↓…한달만에 하락률 20.3%
트럼프 경기부양책 의구심 겹쳐 투자공포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이민우 기자] 세계 증시가 또 다시 패닉에 빠졌다. 미국 뉴욕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간 이어져온 강세장(bull market)을 마무리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과 미국 증시 하락 영향으로 급락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36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보다 3.88%(74.07) 떨어진 1834.20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189억원을 순매도해 지난 5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나타냈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규모는 이달에만 5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도 전일보다 4.35%(25.90) 떨어진 569.71를 보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1.68% 하락 개장한 뒤 장중 한때 심리적 저지선인 1만9000선이 무너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발표한 뒤 낙폭이 3%대 후반까지 확대됐다. 호주 S&P/ASX200지수는 이날 오전 4% 하락, 약세장 진입 후 낙폭을 늘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해 13조6000억원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9% 하락 출발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일(현지시간) 5.86%(1464.94포인트) 하락한 2만3553.22에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12일 고점(2만9551)을 기록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20.3%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증시에서는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 통상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40.85포인트(4.89%) 추락한 2741.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92.20포인트(4.7%) 떨어진 7952.0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장중 고점 대비 20%나 하락하는 등 사실상 미 증시 블루칩 기업의 주가 상승기는 공식 종료됐다는 평가다.
이날 주가 하락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우지수의 이날 하락 포인트인 1464.94의 상당부분이 팬데믹 선언 이후에 나타났다. 투자심리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준비 중인 경기부양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는 극대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사상 가장 길었던 미 증시 강세장이 끝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강세장이 사전 예고 없이 시작된 것처럼 혼란 속에 끝났다"고 평했다. 누구도 강세장이 11년이나 이어질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난 1월 미ㆍ중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추가 상승이 기대됐던 상황이 두 달여 만에 급반전한 것을 표현한 것이다. WSJ는 "건강과 삶에 대한 문제는 정신을 갉아 먹을 수밖에 없다"는 35년 경력의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의 발언을 소개했다.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5.95%, 금융주도 5.52% 하락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가 긴박하게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가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불안을 잠재우는 데 노력했고 Fed는 이날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 운영 한도를 1500억달러에서 1750억달러로 확대했다. 연준은 지난 9일 오버나이트 레포 한도를 1500억달러로 올렸는데, 불과 이틀 만에 한도를 늘렸다. 연준은 또 1개월짜리 기간물 레포도 각각 500억달러 한도로 세 차례 신규 운영키로 하는 등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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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코로나19 충격으로 S&P 500 지수가 지난 10일 기준으로 앞으로도 15% 더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포의 끝이 어딘지 모르는 상황에서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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