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실상 종신 집권에 한 발짝 다가갔다. 푸틴 대통령은 3연임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을 우회해 2036년까지 대통령 재임이 가능한 개헌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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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인 두마에서 열린 개헌한 심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개헌안 국민투표 등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개헌 후 현직 대통령의 임기 제한이 소멸하는 개헌안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발렌티나 테레슈코바 하원의원이 제안한 개헌안이 헌재 판단을 거쳐 국민의 동의를 얻는다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첫 여성 우주인이자 집권당 국회의원인 테레슈코바 하원의원은 개헌이 되면 대통령의 권한 등이 달라지는 만큼 3연임을 제한한 기존 단서 조항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개헌안을 제시했다.


러시아 헌법상 연임한 대통령은 3선에 나설 수 없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대통령을 내세운 뒤 실세 총리를 맡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행 헌법상 푸틴 대통령의 임기는 2024년으로, 출마는 불가능하다. 테레슈코바 의원의 제안은 대통령의 권한 등이 바뀌는 이상, 현직 대통령도 임기 횟수에 제한받지 않고 새롭게 대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제한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개헌 추진을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에서는 거대한 정치 변화가 있었다. 메드베데프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하는 등 일련의 변화가 있었다. 대체로 푸틴 대통령이 종신집권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대통령 이외 국가 평의회 의장을 취임한다는 설에서부터 다시 실세 총리를 맡는다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일단 개헌이 이뤄지면 대통령의 권력 독점이 사라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은 너무 한 개인에게 맡겨진다"면서 "러시아에서 사라질 시기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개헌안은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 등을 언급하며 '안정'의 필요성도 역설해, 실질적으로는 강력한 대통령의 권한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서방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의 개헌안과 관련해 잘 짜인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푸틴의 행보는 올해 1월부터 추진된 계획의 마지막 단계"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상원과 하원은 12일 개헌안에 대한 표결을 마친 뒤 오는 4월22일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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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푸틴 대통령은 2036년이 되면 83세가 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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