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3번 만에 다각도 권고안 준비…삼성준법감시위의 광폭 행보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삼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된 외부 독립기구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올해 초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회의 3번만에 노조·승계·시민단체 소통 등 다각도 권고안을 준비하며 광폭행보를 걷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운영되겠냐는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활동을 안정화하려는 준법감시위원들의 의도가 내재된 것으로 풀이된다.
준법감시위는 향후 독립성을 유지하고 감시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2020년 화두 '준법경영'…회의 2번에 그룹 차원 첫 사과 이끌어낸 준법감시위
삼성그룹의 올해 화두는 준법경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새해 첫 경영행보로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에 들러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면서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말했다.
삼성은 며칠 뒤 삼성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위한 준법감시위를 신설하고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김 위원장은 곧바로 법조·시민사회·학계의 전문가들과 힘을 모았다. 외부위원에는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창립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교수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심인숙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부위원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이 초대 준법감시위원으로 임명돼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5일과 13일 각각 열린 준법감시위 1·2차회의에서는 준법감시위 내부 규정 확정, 삼성의 대외후원금과 내부거래 사전·사후 심의를 진행했다. 준법감시위는 활동 토대를 다지기 위해 사무국 인선작업과 준법사안과 관련된 신고를 받는 홈페이지 개설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앞서 준법감시위는 사무국을 꾸리고 심희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사무국장, 준법감시위 활동을 알리고 소통할 언론소통 담당에는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를 임명했다. 특히 제보자의 익명성 보호를 위해 홈페이지 익명신고시스템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준법감시위는 2차회의에서 2013년 삼성 미래전략실의 임직원 시민단체 후원금 무단열람에 대한 그룹차원의 사과를 이끌어냈다. 삼성 17개 계열사는 임직원, 불온단체로 규정한 진보시민단체와 관계자들에 대해 사과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부터 책임지고 앞장서서 대책을 수립해 이를 철저하고 성실하게 이행해 내부 체질과 문화를 확실히 바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 3차회의에서 다각도 권고안 의결…'일각의 우려 종식'· '감시 기능 안착' 의도
준법감시위는 이달 7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삼성 경영진에게 노동조합과 관련된 권고를 할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내에서 최근 노조가 활발히 설립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노조와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권고안을 준비하고 있다.
준법감시위는 또 삼성이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라는 권고안을 마련하고 있다. 준법감시위 관계자에 따르면 "준법감시위는 과거 미전실의 시민단체 후원금 무단열람과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의 승계와 관련된 권고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번 권고안은 이르면 다음주 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준법감시위 내부에서는 권고와 감시 기능을 조기에 활성화해야 시민사회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단체는 준법감시위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양형 심리와 연계를 위한 수단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를 인식한 준법감시위는 “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이 마치 재판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비쳐지는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공유했다”며 “위원회는 총수에 대한 형사재판의 진행 등 주변 상황을 의식하지 않고 위원회 본연의 사명과 임무에 충실할 것”이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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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준법감시위의 활동 기능이 활성화 돼야 초대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가 끝나도 제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준법감시위 위원장과 위원, 사무국 직원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진 바 있다. 준법감시위는 또 삼성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음달 워크샵을 열 계획이다. 이번 워크샵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사무국 직원 그리고 삼성 관계사 준법지원인 등 30여명이 모여 4월 중에 열린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준법지원 활동에 대한 여러 협력 방안에 대한 진솔한 의견이 나눠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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