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여행'에서 '전염병 접시'로 추락한 크루즈…무더기 예약 취소 사태
日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서 신종코로나 확진자 41명 추가돼
전문가 "장기간 제한된 공간에서 교류 많아 쉽게 바이러스 확산될 수 있는 환경"
여행업계 "크루즈 여행 계획했던 예약자들 줄줄이 취소…업계 전반 악재"
6일 일본 도쿄 남쪽 요코하마 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집단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격리 기간 필요한 식품 등 물품 적재를 위해 접안해 있다. 일본 보건당국은 이날 신종 코로나 감염자 10명이 집단으로 확인된 이 크루즈선에서 하루 만에 10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집단 감염' 장소인 크루즈선에서 7일 또다시 41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로써 이 크루즈선에서만 확진 판명된 수는 61명에 달한다. 다만, 크루즈선에 승선한 한국인 승객 14명 가운데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다행히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크루즈선 여행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바다 위에 떠다니면서 수천명이 크루즈선 안에서 머물러야 하는 밀폐된 구조 속에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이번 일본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면서 크루즈는 '환상의 최고급 여행'이라는 이미지에서 '떠다니는 페트리 접시(floating Petri dish)' 등으로 불리우는 신세가 됐다.
더욱이 해상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응급이송이 어려워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있는 데다, 승객 모두가 배 안에 갇혀 배에서 내릴 수 있는 날짜를 예측하기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가토 일본 후생노동상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추가 감염자가 41명 더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과 6일 각각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크루즈선 탑승객 중 최초 확진자는 80대의 홍콩 주민으로,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출항해 가고시마현과 홍콩, 오키나와현 나하를 거쳐 3일 요코하마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홍콩에 하차한 사람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 홍콩 주민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발열과 기침 증상 등이 있는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273명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해 왔다.
◆ 신종코로나 '배양선' 크루즈선…업계 "타격 불가피"
크루즈선이 사실상 신종코로나 배양선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도 문제지만 크루주선 특유의 밀폐된 공간이 감염 우려를 더 키운다는 불안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업계는 크루즈선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적자까지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등 해외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A 여행사 관계자는 "크루즈선의 경우 제한된 공간과 밀폐된 공간안에서 생활하는 코스다"라면서 "이렇다 보니 크루즈선내에서 신종코로나가 확진됐다면 크루즈내 모든 사람이 접촉자가 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크루즈선의 특성상 워낙 다국적 손님들이 많다 보니 누가 어느 국가를 다녀갔는지 등을 사실상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질병에 대해 취약하고 바다 위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응급환자 발생 시 헬기 이송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초기대응이 늦어서 골든타임 놓칠 확률이 높다"고 부연했다.
실제 아사히신문은 '출렁이는 좁은 공간'이 선박 내 감염을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도호쿠 의약학대학 소속 감염예방 전문가인 가쿠 미쓰오 교수는 "선박 위 흔들림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난간 등을 다수의 사람이 손으로 만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감염이 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인 공간들에 비해 배의 경우 복도의 폭이 좁아 승객들이 오가며 접촉하기 쉬운 구조라 전염병이 퍼질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신종코로나 여파, 여행업계 전반 악재
이렇다 보니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선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크루즈선 예약손님도 취소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쪽 크루즈선 이용 외에 동남아 지역을 도는 크루즈선의 경우 대략적인 코스가 싱가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을 거치는 코스가 많아서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일부 고객들이 신종코로나 감염 우려로 크루즈선 예약 서비스를 취소하고 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적자 상태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홈쇼핑 주관하는 여행사는 여러 지역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능 경우가 많아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즈선 예약 취소 악재뿐만 아니라 여행업계 전반적으로 신종코로나 여파로 인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지난달 중국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2% 줄었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달 중국 상품 판매량이 32.7% 줄었다.
하나투어 지난달 전체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은 18만7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7% 감소했다. 일본은 85.8%나 줄었고, 동남아 -19.1%, 남태평양 -20.8%, 유럽 -22.2%, 미주 -24.2% 등 거의 전 대륙으로의 여행객이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지난달 전체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도 23.4% 줄었다.
동남아 등을 주로 담당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여파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면서 "일부 여행사의 경우, 여행 상품 90%가 예약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까 자금난이 발생하고, 아예 환불을 해줄 수 없어 문을 닫는 여행사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중국뿐만이 아닌 다른 지역 여행사들도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아예 공항을 이용하는 것 조차 꺼리는 상황이다"라면서 "태국 확진자 발생 필리핀 사망자 발생 등의 여파로 태국 및 필리핀 여행자 역시 90% 이상 여행 예약을 취소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후생노동성은 이날 감염이 확인된 41명을 요코하마가 속한 가나가와현 외에도 인근 도쿄, 사이타마, 지바, 시즈오카현의 의료기관에 이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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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이 크루즈를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시킨 채 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잠복기간을 고려해 2주가량 선내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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