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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하다 했더니...전력 수요감축요청 2년째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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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얼음도 녹고 있다.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열린 송어축제장 모습.(사진=연합뉴스)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얼음도 녹고 있다.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열린 송어축제장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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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정부가 지난 2년간 전력 수요감축 요청(급전 지시)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평균 기온은 낮아지고 겨울엔 높아지면서 전력 수요가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요감축 요청은 전력 피크 시간대에 에너지 사용이 몰릴 때 전력거래소가 미리 계약한 기업 3580곳 중 전력 사용 감축을 할 수 있는 업체 위주로 감축을 지시하는 정책이다.


28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2월7일 이후 수요감축 요청을 2년간 하지 않았다. 정부는 기업에 2017년에 5번(7월=2회, 12월=3회), 2018년엔 7번(1월=5회, 2월=2회)를 수요감축 요청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학계 등에 따르면 기후 변화와 내수 경기 부진 등이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겨울 한파와 여름 무더위가 누그러진 것이 첫손 꼽힌다. 정부가 최근 3년간 수요감축 요청을 했던 12월과 1,2월, 7월의 평균기온은 모두 낮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평균기온은 2017년 -1.9℃, 2018년 -0.6℃, 지난해 1.4℃였다. 1월은 2018년 -4℃, 지난해 -0.9℃, 올해 27일까지 1.1℃였다. 2월은 2017년 -0.2℃, 2018년 -1.6℃, 지난해 1℃였다. 7월의 경우 2017년 26.9℃에서 2018년 27.8℃, 지난해 25.9℃였다.


이에 따라 전력예비율도 안정적인 수준인 10%를 웃돌았다. 연도별 최저 전력예비율을 보면 2016년 14.2%, 2017년 14.1%, 2018년 14.6%, 지난해 13.1%였다.

정부는 전력예비율이 10%를 밑돌면 예비전력을 투입을 고려하는 등 관리를 한다. 정부는 이달 넷째주를 겨울철 전력 피크 시기로 보고 전력예비율이 1단계 전력수급 비상경보(준비 단계)가 울리는 5%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성풍현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석좌교수는 "정부의 전력 수요감축 요청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기온이 지나치게 내리거나 오르지 않아 전기가 덜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산업용 전력 수요가 줄어든 사실도 정부가 기업에 수요감축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차 금속 산업용 전기소비 감소율은 2018년 -0.7%에서 2019년 -5%로 높아졌다. 석유화학의 증가율은 2.8%에서 0.5%로, 조립 금속은 4%에서 0.4%로 각각 감소했다.


성 교수는 "내수 경기 및 제조업의 부진 등에 따라 기업의 전력 수요가 줄어든 부분도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2년째 수요감축 요청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방심해선 안 된다며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률이 낮아져 전력 수요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가동할 수 있는 원전이 줄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여름·겨울 전력 피크 시기마다 원전 이용률을 높여야 할지를 매번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 이용률은 2016년 79.2%, 2017년 71.2%, 2018년 65.9%로 하락했다가 2018년 4분기에 72.8%로 도로 오르더니 지난해 6월 말엔 79%까지 치솟았다.


원전 이용률이 부쩍 오른 시기는 정부가 여름 전력 피크 시기에 대비해 한울 4호기를 재가동한 2018년 7월 다음부터였다. 즉, 정부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력 피크 시기에 대비해 수요감축 요청은 물론 원전 재가동까지 할 수 있는 입장이란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전력수요 요청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날씨가 아니라 전력예비율"이라며 "기후변화의 포인트는 매년 여름 덜 더워지고 겨울에 덜 추워지는 게 아니라 '극한기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라 그만큼 기후 예측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한두 해 전력 여유가 있었다고 대비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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