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이들 다치게 해선 안 돼" 민주당 12호 영입인재는 '태호·유찬이법' 태호 군 어머니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더 이상 지켜주지 못해 후회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총선 승리를 위한 12번째 영입인사로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이소현(37)씨를 영입했다. 이씨는 어린이 교통 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의 ‘태호·유찬이법’의 발의를 이끌어냈다. 법안에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은 이씨의 자녀 이름이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12번쨰 영입인사인 이소현 씨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입당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5월 불의의 사고로 아들 태호 군을 잃은 뒤 ‘도로교통법 및 체육시설법 일부 개정안’(태호·유찬이법) 발의를 이끌어내고 법안처리를 정치권과 정부에 요구해왔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씨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일에 대해선 아이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헌신적으로 일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5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7살배기 아들 태호를 잃었다. 그날 아침, 이씨는 노란색 통학차량에 아들을 태워 축구클럽으로 보냈다.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차량 운전자는 과속 및 신호위반으로 사고를 냈다. 차에 타고 있던 정유찬군도 함께 '하늘의 별'이 됐다.
사고 이후 이씨는 당시 아이들이 탄 차량이 어린이보호차량이 아니라 일반차량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도로교통법은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어린이집·학원·체육시설 등 어린이 통학이나 통원에 이용하는 차량을 '어린이 통학버스'로 신고하고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어린이통학버스에는 정지 표시와 하차 확인 장치 등을 달아야 하며, 반드시 성인 보호자 1명이 동승해야 한다. 축구클럽은 교육시설이 아니라 서비스 용품점으로 분류돼 있었다. 결국 아이가 탄 통학버스는 운전자 외에 어른 없이 아이들만 탄 일반차량이었던 것이다.
“무언가 잘못되었어” 아직도 법의 사각지대에서 달리는 통학차량을 보며 이씨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축구한다며 차량에 태워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21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통학차량을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대상에 포함시켜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위해 국회를 수없이 찾았다.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손을 잡기도 했다. 아들과 같이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다른 부모들과도 연대해 최근까지도 어린이 생명 안전 관련법 개정 운동을 벌여왔다.
그는 이제 12번째 영입 인재로 민주당에서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처음엔 당의 제안을 수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실 영입제안을 처음 받고 말도 안 된다고 거절했다. 솔직히 여의도 쪽은 돌아보기도 싫었다”면서 “‘가장 아팠던 사람이 더 절박하게 매달리고 성과를 내지 않겠느냐’는 거듭된 설득에 맘을 열었다. 다른 이의 아픔을 미리 멈추게 하는 일이 제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이름을 딴 어린이 생명 안전 법안인 태호·유찬이법, 해인이법, 한음이법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목마른 정도가 아니라 피눈물 나는 사람이 손톱이 빠지도록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정치를 통해 바꿔보기로 했다” 절박함으로 정치에 뛰어든 이씨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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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째 아이가 떠났지만 둘째 아이가 넉 달 후에 태어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더 이상 지켜주지 못해 후회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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