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디지털은행 다국적 IT기업 전쟁
알리바바 등 21개 기업, 사업권 도전장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싱가포르 정부가 금융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디지털은행(가상은행) 설립에 다국적 IT업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동남아 뿐 아니라 중국 IT기업들까지 사업권 확보에 가세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지난달 31일 사업자 라이선스 공모를 마감한 결과, 총 21개 IT기업들이 공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공모에 참여한 기업들은 쟁쟁하다. 중국의 알리바바(금융계열사인 앤트파이넨셜)와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이 싱텔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이밖에 게임업체인 레이저를 비롯해 샤오미, 텐센트홀딩스가 후원하는 SEA 등 전자상거래, 기술ㆍ통신회사, 핀테크, 금융기관등 다양한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싱가포르는 입찰 참여 조건으로 관련사업이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3년이상 실적이 있어야 하며 15억 싱달러(1조2861억원), 도매뱅킹1억싱달러(한화 860억)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또 소매 분야의 경우 본사를 싱가포르에 둬야 하고 싱가포르 시민권자가 반드시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높은 문턱에도 유명업체들이 대거 지원한 것은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도 은행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이다. 금융업에 기반을 두지 않은 IT 업체로서는 디지털은행 면허를 취득할 경우 동남아의 전통적인 은행들과 당당히 경쟁해도 밀릴 게 없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디지털은행 설립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DBS, UOB, OCBC와 같은 지역브랜드를 비롯해 시티,SC, HSBC 등 200개 이상의 은행들이 영업중인데, 싱가포르 은행시장은 이미 포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결제 시장을 잠식중인 핀테크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영업부서와 정보기술(IT)부서를 통합하고 디지털 실무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디지털은행을 준비하는 IT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의 거센 공세를 막아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업체들과 경쟁하며 소비자들을 끌어 당길수 있는 혁신적인 강점이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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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는 오는 6월 5개의 디지털뱅크 라이선스 대상 기업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허가를 얻은 업체들은 2021년 중반부터 영업이 가능하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소매뱅킹과 기업을 상대하는 도매뱅킹으로 구분되며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아닌 핀테크(금융+기술)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非)금융기관에 라이선스를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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