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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유니클로·노키즈존…2019 한국 사회 갈등 뭐 있었나

최종수정 2019.12.30 08:38 기사입력 2019.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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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 '사회 갈등 심하다'고 인식
'82년생 김지영' 영화 두고 남녀 갈등 격화
유니클로 등 日 제품 불매운동 강요 갑론을박
'겨울왕국2' 노키즈존 도입 찬반 논란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2019년 올해도 한국 사회는 각종 갈등으로 얼룩졌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사회 갈등이 심하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6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3,8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갈등수준이 '심하다'고 평가하는 의견은 80%에 달했다.

응답자 중 52.3%는 여성과 남성 간의 갈등이 심다고 인식했으며, 특히 20대 이하 집단에서는 '남녀갈등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이 21.72%로 유독 높았다.


우리 사회가 각종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가운데 △페미니즘 △일본 제품 불매운동 강요 △노키즈존 논란 등을 살펴봤다.


사진=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사진=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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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충·경력단절·독박육아'…'82년생 김지영' 페미니즘 두고 남녀 갈등 격화

올 한해도 페미니즘을 둘러싼 남녀 갈등이 격화했다. 특히 한 여성의 성장과 경력단절, 육아 등에서 오는 차별을 그린 지난 10월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남녀 견해는 더 엇갈렸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잘 그린 영화라는 의견이 여성들 사이에서 많았지만, 남성들은 내용 자체가 과하다는 반응 등을 보였다.


해당 영화를 영화관에서 직접 봤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A 씨는 "일부 공감은 가지만 결과적으로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영화 내용 자체가 너무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20대 후반 여성 직장인 B 씨는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영화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한국에 대해 "남녀 분단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격화되고 있는 한국의 남녀 갈등 현상을 보도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아사히 신문은 '남자와 여자, 새로운 분단'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특파원 칼럼에서 '미투 운동', 영화 '82년생 김지영' 흥행 등을 전하며 한국의 남녀 대립을 분석했다.


칼럼을 작성한 특파원은 "올해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흥행하는 배경에는 "일상에 억눌려온 한국 여성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남성들은 '병역 의무도 없는 여성들이 차별을 호소하는 건 납득이 안 된다’는 식의 불만을 제기했다. 오히려 자신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하며 '82년생 김지영'에 대응하는 성격을 가진 신조어 '82년생 김철수'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페미니즘을 놓고 20대 남녀 간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32%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고, 남성의 절반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대 현상: 탈가부장 사회를 향한 도전과 갈등'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남녀 1179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31.9%, 남성이 5.1%로 나타났다.


'페미니즘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 역시 여성 29.9%, 남성 4.1%로 조사됐다. 또 페미니즘 지지 여부는 20대의 현재 연애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페미니즘 지지층은 현재 연애 중인 비율이 26.1%로 낮았다. 그러나 남성은 42.1%에 달했다. 남성의 72.0%는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 헤어지는 게 낫다'고 답했다. '성 평등을 위한 정책' 중 징병제 개선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약 85%의 지지를 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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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제품 불매운동 강요 논란…유니클로 파파라치 '매국노' 취급까지


지난 7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조치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었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 일본 맥주, 일본 자동차 등이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고, 일본 여행을 거부하는 운동까지 일어났다.


부작용도 있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은 매국노 취급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유니클로 매장을 다니는 사람을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는 이른바 '유니클로 파파라치'까지 생길 정도였다.


특히 유니클로는 지난달 15일부터 '감사제'를 행사를 통해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히트텍 10만 장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히트텍을 받기 위해, 유니클로 매장에 가면서 이를 둘러싼 비판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히트텍 하나 받으려고 국가의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히트텍 공짜 이벤트로 한국인들의 불매 운동을 멈추게 하려는 계획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등이 일본인들의 대표적 혐한 담론이었다"며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이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불매 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우리 모두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앞서 8월에는 일본 차량이라는 이유로 골프장에 주차된 렉서스 승용차 3대를 돌로 긁어 파손한 50대 의사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그는 경찰에서 "골프를 치려고 골프장에 들어가는데 일본산 차량이 주차돼 있어서 돌로 긁었다"고 진술했다.


지난 7월23일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차량인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7월23일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차량인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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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참여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여전하다. 최근에는 일본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지난 9월 시행된 새로운 규칙이 적용된 번호판을 달지 않고, 기존의 번호판을 편법으로 달고 다니다 적발되는 일도 있었다.


일본 차량에 새 규칙이 적용된 번호판을 달고 다니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일종의 인증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엇렸다.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는 한 30대 중반 직장인 C 씨는 "지금 이 시국에 굳이 일본 차량을 새로 구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불매운동을 강요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40대 초반 직장인 D 씨는 "소비할 수 있는 권리까지 침해하면서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것은, 진정한 불매운동이 아니다"라면서 "이건 소비자의 권리다. 불매운동 동참 여부도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영화 '겨울왕국 2' 스틸 이미지

사진=영화 '겨울왕국 2'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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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좀 보고 싶어요" 노키즈존 논란…아동차별 vs 정당한 권리


지난달 21일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는 '노키즈존' 논란에 시달렸다. 영화 관람 등급이 전체관람가이다 보니 어린이 관객들도 많이 몰리면서 관람 중 주제곡을 따라부르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등 영화 관람을 방해해서다.


결국 어린이들이 없는 관람석을 만들어달라는 이른바 '겨울왕국2 노키즈존' 요청까지 이어졌다.


20대 직장인 E 씨는 "애들 때문에 영화에 몰입할 수 없었다"면서 "성인과 애들을 따로 구분해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30대 중반 남성은 "겨울왕국 키즈관을 만들던가, 노키즈존을 만들어 달라"고 토로했다.


노키즈존을 둘러싼 갈등은 한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 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인 중 10명 중 6명(66.1%)은 '노키즈 존'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자녀를 둔 기혼자 2명 중 1명꼴인 54.8%의 응답자도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즈 존'의 도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요즘 자녀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고(79.3%), 손님으로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피해 입지 않을 권리가 있다(75.3%, 중복응답)는 의견을 밝히며 ‘노키즈 존'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린이와 부모도 원하는 매장에 방문할 권리가 있으며(56%), '노키즈 존' 도입은 사회적 차별이 될 수 있다(52%)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키즈 존'이 차별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9.2%가 '차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또 '노키즈 존'이 필요한 이유로 전체의 76.5%가 '일반 고객권리를 위해서'라고 답했으며, '노키즈 존' 도입 여부 문제는 '업주의 자유(78.6%)'라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소수의 아이와 부모들 때문에 전체 아동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53.2%)도 동시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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