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퍼펙트맨' 믿고 보는 설경구·조진웅의 경쾌한 협주
[이이슬 연예기자]
우정이 낭만적인 단어가 되어버린 2019년 오늘, 인간의 목숨과 돈·우정을 저울에 견준다면 어떨까.
영화 '퍼펙트맨'(감독 용수)은 홀로 대학생 동생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건달 영기(조진웅 분)를 비춘다. 그는 인생 한탕을 꿈꾸는 건달이다. 부모를 여의고 동생을 책임진다는 설정은 어딘가 신파답지만 영기의 매일은 유쾌하기만 하다.
영기는 한 조직에 몸담은 20년 절친 대국(진선규 분)과 부산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두 사람은 조직 보스의 돈 7억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지만, 사기꾼에게 속아 주식은 휴짓조각이 되고 만다. 이를 알게 된 보스 범도(허준호 분)는 분노하고 영기와 대국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7억을 구해야 한다. 그런 영기 앞에 두 달 시한부 판정을 받은 장수(설경구 분)가 나타난다.
우연한 사건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장수는 전신 마비 판정을 받고 요양원에서 살아간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두 달. 그러나 그는 매 순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반듯이 정장을 갖춰 입고 넥타이까지 맨 차림으로 머리카락까지 단정히 하고서야 문밖을 나선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졌지만 정작 중요한 걸 갖지 못한 그는 영기와 대조를 이룬다. 영기와 장수는 너무나 다른 서로를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되며 어느새 같은 곳을 바라본다.
장수는 영기에게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제안한다. 살다 죽으면 12억, 사고로 죽으면 27억. 갈림길에 선 영기는 삶에 치이며 갈등을 겪는다.
'퍼펙트맨' 제목은 퍼펙트하지 않은 두 남자의 처지를 풍자하는 말 같다. 열심히 살았지만, 삶의 갈림길에 선 이들은 완벽하게 불행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들에게 가장 완벽한 것은 어쩌면 우정이라는 가치가 아닐까. 전혀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연민이 싹트고 이해하게 된다. 결국 퍼펙트한 우정을 나누며 성장하게 된다. 영화는 이 과정을 무겁지 않게 그렸다.
설경구와 조진웅의 호흡은 단연 빛난다. 두 배우는 마치 현악기 선율처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두 배우가 유쾌하게 엉키며 내뿜는 에너지에 있다. 조진웅은 특유의 호흡으로 영기에 코믹 발랄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설경구는 장수를 새로운 캐릭터로 재창조한 느낌. 이처럼 베테랑 두 배우가 '퍼펙트맨'을 무지갯빛으로 완성했다.
'퍼펙트맨'은 설경구, 조진웅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크다. 여기에 홍콩 영화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누아르가 더해지며 큰 재미와 웃음을 준다. 116분. 15세 관람가. 10월 2일 개봉.
이이슬 연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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