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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자율주행 SW社 '맞손'…제조에서 ICT로 현대차그룹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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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자율주행 SW社 '맞손'…제조에서 ICT로 현대차그룹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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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4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전통적 자동차 제조 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1년여에 걸친 논의 끝에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정공법을 택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CT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자율주행 업계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 체결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가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가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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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자율주행 역대급 베팅=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글로벌 기업 간 협업이 심화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단순 협업을 넘어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이번 모델은 극히 이례적이다. 뉴욕을 방문 중인 정 수석부회장이 계약식 직후 공영운 현대차 사장이 당초 주재하려던 비공식 기자 간담회에 예고 없이 등장해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상세히 설명한 것도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현대차 그룹이 외국 기업과 조(兆) 단위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은 창사 52년 만에 처음이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해외 공장을 건설하는 데 대략 1조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은 2개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도 남을 수준의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셈이다.


이는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더 이상의 추격자가 아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탈바꿈하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전통적 완성차 제조 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실상의 ICT 기업으로 변모하는 중대한 터닝 포인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제조업은 물론 모빌리티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차 분야의 최상위 혁신 기술로 꼽힌다. 운전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차량 이동 중에도 모든 탑승자가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교통사고 감소와 에너지 절감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시대로 가는 생태계 변화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합작법인 직접 투자로 퀀텀 점프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번 협업으로 현대기아차는 내연기관차는 물론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합작법인에 공급해 원활한 자율주행 연구와 도로 주행 시험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에 앱티브가 펼치던 로보택시 시범사업에도 현대기아차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가 운영하던 기존 연구 거점은 신설 합작법인에 그대로 존치되며 추가로 국내에도 연구 거점을 신규 설립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 등 국내 관련 산업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4차 산업혁명과 고부가가치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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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눈에 든 앱티브 어떤 회사= 앱티브의 모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부품 계열사인 델파이다. 2017년 12월 델파이로부터 분사한 차량용 전장 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회사가 바로 현재의 앱티브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5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시가총액 27조4000억원 상당의 글로벌 기업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구글은 자율주행이 구글 생태계의 일부이지만 앱티브는 자율주행 그 자체가 목적인 회사"라고 비교 설명할 만큼 자율주행을 핵심 사업으로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 완성차·IT 기업의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내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앱티브는 순수자율주행 분야에서 구글의 웨이모, GM의 크루즈에 이어 기술 순위 3위로 평가받는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SW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두권 업체이면서도 지금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지분 투자 등 적극적 협업 구도를 갖추지 않았다. 앱티브 역시 자동차 개발, 제조 역량과 세계 5위의 생산능력 등을 갖춘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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