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중개업, '계약해지·위약금' 관련 소비자 피해가 제일 많아
[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2017년 5월 9일. 이모 씨는 계약 기간 2년 이내에 만남 횟수 무제한이라는 조건으로 1225만원을 내고 결혼중개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관례적으로 2장의 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업체의 설명에 따라 2개 계약서를 작성함. 1차 계약서는 가입비 1095만원에 1년 내 2회 만남, 2차 계약서는 가입비 130만원에 24개월간 무제한 만남 등의 조건이었다. 이씨는 2차례 만남을 받고 지난해 4월16일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업체는 이 씨가 낸 가입비 전액이 아닌 2차 가입비 130만원의 80% 중 잔여일수에 해당하는 50만원대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11일 김모씨는 아들을 대신하여 국내 결혼중개업체와 계약 체결을 하면서 회원가입비 100만원을 결제하고, 계약 당일 상대방 여성 프로필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의 아들은 당일 중개 서비스 이용을 거부했다. 김씨는 업체 측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으나 위약금 50만원을 제외한 50만원만 환급 의사를 밝혔다. 계약 당일 상대방을 만나지도 못한 상황에서 김씨는 가입비 절반을 날리게 됐다.
#2016년 3월17일 이모씨는 '만남 횟수 무제한, 회원가입비 55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희망 조건으로는 '출산 가능한 40대 초반, 무자녀, 비종교인'을 제시하였고 결혼중개업체에서 이를 반영하기로 약속했음. 하지만 이어지는 6차례 만남에서 자녀가 있거나 종교가 있는 등 희망 조건에 맞지 않은 상대를 소개받았다. 사업자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므로 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업체에서는 환급 불가를 주장했다.
결혼중개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과다한 해지 위약금 부과와 불성실한 계약 이행 등 소비자 피해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결혼중개업 육성을 위해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결혼중개업법)'이 마련됐으나 사업자가 법규 준수를 게을리한 탓이다. .
17일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결혼중개업체를 대상으로 거래 실태와 법규 분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총 774건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계약해지·위약금' 관련이 546건(70.5%)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자의 '계약불이행·불안전이행' 관련이 170건(22%)으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의 계약해지 시 사업자가 위약금을 부풀리거나 환급 불가 규정을 두는 등 정당한 계약 해지를 방해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밖에도 계약해지 시 환급액을 줄이기 위해 실제 내용과 다르게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소비자의 희망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상대방을 소개하는 사례도 다수 있었다.
일부 중개업체는 정한 중요 정보 제공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구제 신청 건 중 계약서 확인할 수 있는 55개 업체의 계약서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 중 11개 업체(20%)가 '서비스 제공 방법'을 명확하게 쓰지 않았다. 서비스를 횟수에 따라 제공하는지 미리 정한 기간에 맞춰 제공하는지에 따라 중도 해지 환급금이 달라져 명확한 기재가 필수다. 환급기준을 표시한 36개 업체 중 13개 업체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적용했고 나머지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결혼중개업체의 홈페이지 또한 부실한 관리로 주요 정보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중개업법에 따르면 국내 결혼중개업자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할 경우 수수료·회비·이용약관 등을 이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해야 한다.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 업체 중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28개 업체 중 7개 업체만 개인정보 제공 없이 수수료·회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머지 21개 업체는 개인의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수수료·회비를 알 수 있었다. 이용약관은 16개 업체가 가입 회원과 회사의 권리·의무가 아닌 단순한 인터넷서비스 약관을 표시하거나 전혀 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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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결혼중개업자의 결혼중개업법상 정보제공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를 관계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국내 결혼중개업체 이용 시 '수수료·회비'나 '서비스 제공 방법(횟수제·기간제)', '환급기준' 등이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기재되어 있지 않을 경우 명확히 기재해줄 것을 사업자에게 요구하도록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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