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로수 뽑히고 기와 날라다녀…재난대응능력 대대적 선전
北, 태풍 피해 상황 신속히 전해
정권의 재난대응능력 특히 부각
자력갱생·위기관리·리더십 과시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북한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8일 나타났다. 북한 매체들은 피해 현황과 대응 상황을 신속히 전하는 가운데 정권의 재난대응능력을 특히 과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태풍 피해·복구 관련 기사를 대거 실으며 "지금 피해지역의 당, 정권기관 일군들과 근로자들, 현지에 주둔하고있는 인민군부대의 군인들은 한마음한뜻으로 굳게 뭉쳐 태풍피해의 흔적을 하루빨리 가시기 위한 총돌격전을 계속 힘있게 벌리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태풍 13호의 영향으로 우리 나라의 일부 지역들에서 피해가 발생하였다"면서 "13시경 황해남도 벽성군에서는 초당 20m이상의 센 바람이 불면서 읍에서 옹진방향으로 2km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는 콩크리트(콘크리트) 전주 1대가 넘어졌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오후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개성시 피해현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중앙TV 방송화면 캡처로 도심의 나무가 뿌리째 뽑혀 있는 모습.
원본보기 아이콘이어 "여러 지역에서 초당 25m이상의 센 바람이 불면서 가로수들이 뿌리채 뽑히고 건물들의 지붕이 못쓰게 된것을 비롯하여 태풍에 의한 각종 피해를 입었다"면서 "특히 강령군에서는 바람속도가 초당 최고 26m에 달하여 사람들이 나다니기 어려운것은 물론 건물지붕의 기와들이 날아나는 정황까지 조성되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피해 사실을 개략적으로 보도하는 한편, 피해 복구 현황에 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신문은 "피해지역의 일군들은 태풍위험이 완전히 가셔질 때까지 자기 위치를 정확히 차지하고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한편 부닥친 정황에 대처하여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즉시 복구사업을 조직하였다"면서 "센 바람이 계속 휘몰아치고 폭우가 쉬임없이 쏟아지는 조건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대책들이 또다시 취해지고 역량과 자재를 최우선 보장하여 복구사업을 최단기간에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졌다"고 했다.
이어 "재산을 지켜내는것을 응당한 본분, 마땅한 사명으로 여기고 맡겨진 성스러운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하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을 심장에 새기고 해당 지역에 주둔하고있는 인민군군인들도 피해복구를 위한 투쟁에 진입하였다"고 덧붙였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 양덕군 온천관광지구건설장, 단천발전소건설장, 경성군 온포근로자휴양소개건공사장 등 개별 현장의 피해 복구 소식도 자세히 전했다. 철도운수부문, 전력공업부문에서 뒤탈을 막기 위한 대응책도 별도 기사들로 상세히 소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하고 "안일한 인식"에 사로잡힌 당과 정부가 태풍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고 질책한 후 군이 피해방지 대책을 주도할 것을 지시하고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북한이 자연재해 대비를 위해 중앙군사위를 소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나름 이번 태풍에 신속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의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자연재해까지 발생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감내하기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태풍 대비를 위해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신속하게 개최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이번 태풍이 강력하고, 경로가 북한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확대해석하면 김정은 정권의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태풍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제개발5개년전략을 이행하기 어렵고 이는 곧 하노이 트라우마 이후 어렵게 복원한 통치력에 치명타를 줄 위기가 될수도 있다"고 했다. 동시에 김 교수는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경우 통치력을 다시 한번 입증할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3월 발표한 북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재난 위험관리 수준은 세계 191개 나라 가운데 39번째로 취약했다. 특히 2004년에서 2018년 사이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북한 주민 660만 명이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엔 재난위험 경감사무국(UNDRR)과 벨기에 루뱅대학교 재난역학연구소가 올해 발표한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세계에서 자연재해 사망자가 9번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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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관이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경제 손실 관련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20년 간 자연재해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7.4%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아이티(17.5%)와 푸에르토리코(12.2%)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큰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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