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SKT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새 장 연다(종합)

MS 엑스클라우드 첫 파트너로 SKT 공개
엑스클라우드 10월 국내서 첫선 보이게 돼
5G SKT, 클라우드 MS 시너지 기대
"글로벌 게임시장 판도 바꿀 것"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SK텔레콤 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5G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인터넷 연결만 되면 다운로드 없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의 미래'라 불린다. 특히 MS는 콘솔 게임·클라우드 시장의 최강자로 손꼽힌다. 이러한 MS가 첫 이동통신사 파트너로 세계 최초 100만 5G 가입자를 유치한 SK텔레콤을 선정했다. 5G가 클라우드 게임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MS 첫 이통사 파트너는 SKT=SK텔레콤은 4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양사의 협력 계획을 공개하고 MS의 클라우드 게임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였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의 고화질ㆍ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ㆍ설치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 기술이다. SK텔레콤은 MS와 함께 오는 10월 국내에서 엑스클라우드를 최초로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위해 독자적으로 가는 것보다는 글로벌 제휴하는 것이 고객 가치와 국내 게임 산업 생태계 확대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단순히 엑스클라우드의 총판이 아닌 5G 모바일 지컴퓨팅 인프라와 2500만 고객 기반 유통망, 국내 게임 생태계 활용해 동등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지난 3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가 만난 뒤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서 싹이 텄다.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으로 엑스클라우드의 국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5G 리더십ㆍ네트워크 경쟁력과 MS의 클라우드 인프라ㆍ기술 역량을 결합해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T 5G와 MS의 클라우드 시너지 기대=MS는 SK텔레콤과 손잡은 이유로 ▲뛰어나고 안정적인 5G·LTE 네트워크 ▲1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를 포함해 국내 최대 이동통신 가입자 보유 ▲첨단 ICT 분야에서 보유한 원천 기술과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공적 운영경험 등을 꼽았다.

MS는 특히 SK텔레콤이 5G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리더라는 점에 주목했다. SK텔레콤은 올해 ▲5G 초저지연 통신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 ▲실내 5G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주는 '5G 인빌딩 솔루션 상용화 기술' 등 자체 개발한 5G 관련 기술로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은 "음악과 동영상이 그랬듯이 게임도 언제 어디서나 하드웨어의 한계를 벗어나 스트리밍되는 시대가 왔다"며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는 (네트워크) 기술 진화 덕분에 게임의 세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한국의 기업이라는 것 역시 MS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게임 시장 규모가 세계 4위로 매우 큰 데다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높아 엑스클라우드를 위한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된다. 양사는 엑스박스를 통해 출시한 인기 게임 중 모바일로 즐기기 좋은 일부를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초우드리 부사장은 "한국의 게임 산업은 세계 선두적"이라며 "게이머 수뿐 아니라 게임 개발산업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펍지, 넥슨, NC소프트, 넷마블과 일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

◆클라우드 게임, '게임 체인저' 될 것=클라우드 게임은 전 세계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억8700만 달러(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약 3조40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특히 5G 상용화가 클라우드 게임 산업의 급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게임은 음원·동영상과 달리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수많은 이용자의 조작에 실시간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초고속·초저지연 통신과 넉넉한 서버 용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 사업부장은 "지금의 5G와 2~3년 후 5G는 분명 다를 것"이라며 "초기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서는 LTE 성능으로 충분히 구동되는 게임이 주를 이루겠지만 2~3년 후 5G가 업그레이드되면 이에 특화된 진정한 5G 게임들이 서비스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 스펜서 MS 게임 총괄 부사장은 "MS가 추진 중인 게임 스트리밍은 약 40년에 걸친 게임 사업 경험과 그룹의 투자·자원을 결합한 것으로, 전 세계 게이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한국의 게임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