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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재생 새숨결]네덜란드·독일 넘어 북부간선도로 안착…공공주택 변화의 상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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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재생 새숨결]네덜란드·독일 넘어 북부간선도로 안착…공공주택 변화의 상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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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큐브하우스'는 로테르담 블락역에서 광장을 가로지르는 보행자용 다리 위에 만든 주택이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 네덜란드 로테르담 블락역에 다다르면 기울어진 사각기둥 여러 개가 이어진 구조를 한 건축물이 보인다. 노란색과 회색 패널로 이뤄져 구조와 색 모두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축가 피트 블롬이 1984년 완성한 '큐브 하우스'다. 겉으로 봤을 땐 실내도 기울어져있을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로테르담 블락역에서 광장을 가로지르는 보행자용 다리 위에 들어선 이 건축물은 주택과 상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래층은 가사 공간, 중간층은 침실ㆍ욕실, 꼭대기는 침실ㆍ주거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아래로 도로가 지나는 이 건축물은 이를 보러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로 지역 랜드마크가 됐다.

# 로테르담과 인접한 헤이그에선 시내 중심을 통과하는 'A12' 도로 위에 자리 잡은 오피스 빌딩 '말리 투레(Malie Toren)'를 볼 수 있다. 헤이그는 네덜란드의 공식적인 수도가 아니지만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의회, 정부청사 등이 위치하고 있어 관련 사무실 수요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곳은 건물 층고 제한 등으로 사무실 부족 현상에 시달려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토지를 유용하게 활용해 사무실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고속도로나 철로 상부를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하는 정책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중반부터 A12 도로 위에 오피스 건물들이 만들어졌는데 말리 투레는 1996년 완공됐다. 헤이그시는 헤이그 중앙역 등 주요 기차역 주변 역세권을 개발해 주거와 상업, 오피스 등을 아우르는 복합단지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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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에 위치한 '말리 투레(Malie Toren)'는 사무실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헤이그 시내 A12 도로 상부를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한 것이다.


선진국 주요도시에선 수십년 전부터 이미 공공시설부지의 입체적 활용이 진행되고 있다. 주로 철길이나 도로 위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통적인 고민은 도시에 사람은 모여드는데 이들을 소화할 땅은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서울이 안고 있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605.21㎢ 한정된 땅에 1000만명 가까운 인구. 서울의 현재 모습이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살 곳을 찾아 서울을 떠나고, 이로 인해 왕복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통학ㆍ통근에 사용한다. 서울시의 고민 결과 역시 저이용ㆍ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대규모 택지는 이미 서울 시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니 곳곳에 자리한 자투리 땅에 집을 지어 직장과 학교, 주거가 근접한 살기 좋은 곳을 만든다는 것이다. 열쇳말은 '복층ㆍ복합도시'다. 차고지ㆍ유수지ㆍ주차장ㆍ물재생센터 등으로만 사용했던 땅의 쓰임새를 재검토해 주택과 생활편의시설을 추가하는 등 복합개발하고 '도로 위' 같이 그간 활용하지 않았던 곳도 인공 대지를 통해 주거지ㆍ일터 등으로 재탄생시킨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게 북부간선도로 위 '콤팩트 시티'다. 중랑구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약 500m 구간 위에 인공대지를 만들고 1000가구 규모 공공주택을 비롯, 일자리와 여가도 함께 녹인 복합단지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비슷한 취지의 도로 위 복합개발은 프랑스 파리의 '리인벤터 파리' 정도지만 아직 프로젝트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도로 위 복합개발로는 사실상 세계 최초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주택의 변화' 면에서도 상징적인 시도다. '서울 외곽 4인가구를 위한 성냥갑 아파트'에서 '1~2인가구도 포괄하는 서울 시내 개성있는 건축물과 생활 SOC'로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기존 지역민과의 어울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일종의 실험이어서다.


굳이 왜 도로 위냐는 의문엔 서울의 비싼 땅값이 답이 됐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서울은 유휴지가 부족하고 땅값은 비싸다"며 "도로 위는 땅값이 따로 들지 않고 다만 인공지반을 올려야 하는데 비용은 3.3㎡당 1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제도 있다. 이미 도심 내 저이용ㆍ유휴부지 복합개발을 시도한 프랑스 파리 외곽 '라데팡스(La Defense)', 독일 베를린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 등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들을 디딤돌 삼을 필요도 있다. 라데팡스는 업무ㆍ상업ㆍ금융기능을 아우르는 국제 업무지구로 조성됐다. 인공지반 위 '차없는 도시'를 구현했다는 점에선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아래쪽에 다층구조로 배치된 도로ㆍ철도ㆍ지하철ㆍ주차장 등의 구조가 복잡해 초행길인 경우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점, 만성 교통 체증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등 고민 역시 갖고 있다. 독일 슐랑켄바더 슈트라세도 주차 문제 등을 안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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