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수제 사료 15개 중 7개 제품서 방부제 성분 나와

한국소비자원, 시중 유통되는 수제 사료·간식 25개 안전조사
일부 제품서 세균·대장균군 발견…냉동사료에선 세균 자라나
반려인구 증가로 비싼 사료 인기 끌지만 관련 기준 안 정해져

[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1000만을 넘어섰지만 시중에 유통 중인 수제 사료 및 간식 위생이 부적합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일부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돼 수제 사료에 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반려동물용 수제 사료 및 간식 25개 제품에 관한 안전조사 결과, 수분 함량이 60%를 초과하는 사료 2개 제품 중 1개에서 세균수가 최대 1.1*1000000, 대장균군이 최대 2.0*100 검출됐다. 동물 단백질류를 포함한 냉동 사료 1개 제품은 세균발육이 양성으로 나타나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었다.

이처럼 수분함량이 높거나 단백질이 포함된 제품은 위해한 미생물에 쉽게 오염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제 사료와 관련한 기준·규격이 없다. 수분함량 14~60%의 제품 19개와 수분 함량 14% 이하 제품 2개, 레토르트 멸균 제품 1개는 사료관리법의 기준에 적합했다.

사료에 사용되는 보존제인 소르빈산 등 화학적 합성품의 허용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5개 제품 중 16개 제품에서 소르빈산이 최대 6.5g/㎏ 검출됐고 5개 제품에서 안식향산이 최대 1.2g/㎏ 검출됐다. 안식향산 역시 세균과 곰팡이의 생육을 막는 방부제 성격의 식품 첨가물이다.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에서는 보존제와 방부제의 허용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또한 25개 제품 중 15개 제품은 '방부제 무첨가', '무방부제' 등 표시·광고하고 있었으나 이 중 7개 제품에서 소브산 등의 보존제가 검출돼 제품 표시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사료 제조 시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원재료부터 보존제가 쓰이지 않았을 경우에만 '무방부제' 등을 표시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용 수제 사료 및 간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사업자에게 제품의 위생관리 강화, 표시사항 개선을 권고했고, 관련 업체들은 이를 수용해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는 반려동물용 수제 사료 및 간식의 제조·유통 단계에 대한 위생 관리·감독 강화, 수분 60% 초과 사료 및 단백질류를 포함하고 있는 냉동 사료에 대한 대장균군 등 위해 미생물의 기준 추가 및 세균발육 시험법 마련, 소브산 등 화학적 합성품의 허용기준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11번가·G마켓·옥션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유통되는 판매순위 상위 제품들을 대상으로 위생지표균(세균수, 대장균군), 식중독균(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보존제(소르빈산, 안식향산,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 데하이드로초산) 등 항목으로 진행됐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