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순익 1조 줄고...삼성·한화·교보 '빅3' 역마진에 골골골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생보사 24곳 순이익 32.4% ↓
2000년대 5% 고정금리 상품 판매 후폭풍 역마진 심화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급락했다. 저금리영향과 새 회계기준, 시장포화 등의 여파였다. 그동안 업계를 이끌어왔던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의 경우 실적 하락이 더 가팔랐다. 하반기에는 7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반영과 추가 금리 인하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향후 전망은 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생보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내 24곳 생보사의 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3조1487억원보다 1조204억원(32.4%) 줄었다.
생보업계의 순이익 감소를 크게 보면 보험영업손실이 늘고, 투자이익이 줄어든 결과다.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저축성 보험 대신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는데 이 영향이 크게 미쳤다. 2022년 도입되는 IFRS17에선 저축성 보험이 부채로 계산된다. 저축성 보험은 팔면 팔수록 자본도 함께 늘려줘야 하기 때문에 자본확충 여력이 없는 보험사로선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저축성보다 보험료가 20%가량 싼 보장성 위주 영업은 보험료 수입을 줄여 수익성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에 대한 영업을 대폭 줄여 지급보험금이 2조5000억원 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4540억원(4.0%) 증가한 11조8260억원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도 생보사의 자산운용성적표에 악영향을 끼쳤다. 생보업계 투자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73억원(5.1%) 줄어든 12조32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했던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이익 1조897억원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성과를 나타내는 업계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이 2016년 3.9%에서 올 5월엔 3.6%까지 하락한 것이 자산운용 실적을 악화시켰다.
삼성·한화·교보생명 같은 대형 생보사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하반기 생보업계의 순이익 감소는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3사(-41.3%)에 집중됐다. 동양·푸본현대·라이나 등 외국계 9개사(-24.1%), 교보라이프·미래에셋·흥국 등 중소형 5개사(-9.0%), DGB·KB·신한 등 은행계 7개사(-3.6%)의 경우 순이익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9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8% 줄었으며, 삼성생명은 47.7% 줄어든 7566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만 4819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빅3의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4.0%에서 올해 상반기 55.5%로 8.5%포인트 감소했다. 생보업계 모두가 어렵다지만 업계를 이끌어왔던 대형사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은 셈이다.
이들 회사들은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 5%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 현재는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대로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은 역마진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저금리 기조에선 보험사가 선호하는 자산인 국고채 금리도 낮게 유지될 수밖에 없어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지금까지는 실적이 감소하면 채권이나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수익성 방어 전략에 힘을 썼지만 이마저도 매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의 경우에도 올해 2분기 보험이익이 5.9% 하락했지만 부동산 매각이익 920억원과 부동산수익증권 배당 450억원 등 부동산관련 이익 1370억원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했다.
연말까지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들리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 경기회복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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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3%대에 그치고 있어 5% 이상 확정금리 상품에 대한 보험금 지급으로 역마진이 심해지고 있다"며 "오는 2022년 IFRS17 도입 여파로 장기투자처가 부족한 보험사들이 국고채 20년물에 몰리면서 20년물 금리가 10년물보다 오히려 더 낮아지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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