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발사된 홍콩시위…벼랑끝 캐리람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지 12주만에 처음으로 경찰의 실탄이 발사됐다. 평화시위가 열흘만에 종료되고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문제 해결의 숙제를 안고 있는 캐리람 행정장관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실탄, 물대포, 최루탄이 모두 동원된 12번째 주말 시위에 대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비록 경찰이 허공을 향해 실탄을 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전날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충돌로 최소 8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토요일 시위에서도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충돌이 있었으며 2명의 중상자를 포함해 10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전날 시위는 오후 2시30분부터 홍콩 카이청 지역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시위대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으며, 그 과정에서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은 물대포 2대를 시위 현장에 투입하는 강경진압이 있었다. 이 물대포는 50m 거리에서 1분에 1천200ℓ 이상의 물을 발사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저녁 8시 30분께에는 시위대와 충돌하던 경찰이 한 발의 실탄을 쐈다. 경찰은 시위대가 쇠막대기를 휘두르자 생명의 위협을 느껴 권총을 허공에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5가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람 장관은 신중국 건국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홍콩 문제를 서둘러 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중국과 5가지 요구사항 수용 없이 대화는 없다고 선을 긋는 시위대 사이에서 더욱 난감해졌다.
홍콩 내부에서는 람 장관이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전직 정치인과 전직 고위 관료 등 홍콩 유력 인사 19명이 지난 주말 람 장관을 관저에서 만나 홍콩 문제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송환법의 완전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공개 조사 등, 시위대의 요구 가운데 일부를 수용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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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 정부는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시위에 대한 비난과 정부의 강경한 질서 회복 노력을 압박하며 해결이 어려울 경우엔 중앙정부가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음도 시사하고 있다. 이날 인민일보는 중국 선전에서 홍콩 문제 해결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고 보도하며 이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은 가장 시급한 일로 홍콩의 질서회복을 꼽고 중앙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개입이 일국양제를 바른길로 되돌릴 수 있다. 인민해방군은 홍콩의 혼란을 멈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식의 정부 관계자의 발언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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