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차장칼럼]해외시장 개척 바쁜데 발묶인 종투사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최근 금융당국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해 잇따라 해외법인 신용공여를 문제삼아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규정 위반으로 NH투자증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가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당시 NH투자증권이 14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준 것이 문제가 됐다.

자본시장법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해외 계열사에 신용공여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제재심에서는 2016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지급보증이 신용공여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감안해 당초 상정된 것보다 과징금 수준은 낮췄다. 과징금 제재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되게 된다.


지난 6월에는 한국투자증권가 계열사 신용공여 제한 위반으로 금융위에서 과징금 부과가 확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1월7일 베트남 현지법인에 3500만달러(약 399억원)를 대여해 규정을 위반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해외법인 신용공여로 제재를 받으면서 증권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련 규제로 인해 자금을 제때 조달하기 어려워 참여를 포기하는 딜이 많다"면서 "증자나 현지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해 이를 통해 영업과 딜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조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관련 규제로 인해 주요 증권사들이 계속 제재를 받으면서 해외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종투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한 자본시장법 77조의3이 같은 법 34조와 상충하는 것도 문제다. 자본시장법 34조와 시행령, 금융위의 금융투자업규정 등에 따르면 증권사가 지분 50% 이상을 소유 또는 출자했거나 사실상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는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는 허용된다. 증권사 중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종투사만 규제 대상인 것이다. 금투업계에서는 이 같은 규정이 불공정하다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얻은 순이익은 총 1억2280만달러(약 1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7% 증가했다. 2016년 적자였던 증권사들의 해외 순이익은 2017년 흑자 전환 후 지난해 대폭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성장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유상증자와 현지법인 인수 등 해외 영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대형 증권사의 해외 사업에 규제를 걸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여전히 많다. 새로운 사업 하나가 만들어지면 새 규제는 수두룩하게 따라붙는다. 초대형 IB가 제대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규제 개선은 쉼없이 진행돼야 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